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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염·슈퍼전파자 현실화…변곡점 맞은 코로나19

  • [데일리안] 입력 2020.02.19 15:02
  • 수정 2020.02.19 15:31
  •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전문가들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 시작"

기존방역 대책 수정·보완 필요성 제기

정부는 '선제적 조치' 취했다지만…진단대상 확대 외 다른 대책 없어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 너머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 너머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첫 환자 발생 한 달 만에 변곡점을 맞았다.


며칠 새 지역감염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19일(오전 9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5명 확인되는 등 사실상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이제부터라는 평가다.


방역당국은 현재 △해외방문 이력자 △확진환자 접촉자를 우선순위에 놓고 방역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29‧31번 환자처럼 확진판정 이전, 제약 없이 지역사회를 활보하는 '공포의 동선'이 향후 방역 성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오전 방역당국은 31번 환자(61세 한국인 여성)와 같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10명 신도가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환자는 지난 17일 확진판정을 받기 전, 대구 시내 병원‧교회‧호텔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돼 '슈퍼 전파자'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31번 환자를 비롯해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29·30번 환자를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자로 분류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이란 감염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발생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감염이 사실상 시작된 만큼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유행을 막기 위해 기존 방역대책의 수정·보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제언은 △의료체계 이원화 △민관 분업체계 구축 △과감한 선제적 조치 등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1.의료체계 이원화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는 병원감염 위주여서 병원 방역을 하며 끝났지만 코로나는 지역사회 전파에 병원 감염이 더해져있다"며 "기존 의료시스템과 코로나 의료체계를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동네 병의원과 상급 종합병원 응급실이 잇따라 폐쇄된 사실을 지적하며 "기존 의료시스템과 (코로나19 환자가) 섞이면 병원과 의료기관이 기능을 상실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구시 방역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심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응급실로 오시면 안 된다고 말씀드려도 응급실로 오신다"면서 "응급실에서도 (의심환자를) 거르는 과정이 있긴 하지만 확진판정이 나면 번질 수 있어 응급실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시에선 경북대·영남대·계명대 등 대구 주요 대학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다. 서울에서도 신규 확진자(78세 한국인 남성)가 방문한 한양대병원이 이날 오전 7시부터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2.민관 분업체계 구축


정부 방역망 개선을 위해 민관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 교수는 경증·중등·중증·위중으로 나뉘는 중국의 환자 분류 체계를 언급하며 "정부가 1차 병원·준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등 각 의료기관의 역할을 나눠서 배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면 동네 병의원도 방역망 구축에 힘을 보태야하는 만큼 사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한감염학회 역시 '제2차 대정부 권고안'을 통해 각급 의료기관별 '분업체계'를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19 환자 선별·경증 확진자 진료·중증 확진자 진료·일반 환자 진료 등 환자 상태에 따른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3.과감한 선제적 조치


일각에선 △위기경보 격상 △입국제한 확대 등 보다 강력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가 확진자 수가 많이 나온다면 (위기경보 격상을) 검토해볼만 하다"며 "(위기경보가 격상되면) 모든 공공의료기관과 민간의료기관 중에서도 일부 방역 단계에 지정된 병원들은 꼭 입원해야 될 분들을 제외한 다음, (코로나19)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체계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전날 '사전예방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에 따라 중국 전역 입국제한과 위기경보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사전예방 원칙이란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하더라도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협에 대해 충분한 사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 '선제적 대응'하고 있다지만
진단검사 대상자 확대 외에 이렇다 할 대비책 없어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을 펼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진단검사 대상자 확대 이외에 구체적 대응방안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선제적 대응의 구체적 사례를 묻는 질문에 "진단검사를 하루에 할 수 있는 물량과 기관을 확대해 나가고 있고. 지역사회 확산을 감안해 사례정의 6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정의란 진단검사 대상의 범위를 정하는 것으로 이번 개정(6판)을 통해선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환자에 대한 진단검사가 가능해진다.


노 총괄책임관은 지역사회 대유행 가능성에 대해선 "지역적으로 대구는 지역사회감염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29‧30‧31번 환자의 역학조사를 통해서 감염원 찾는 걸 추진 중이다.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역사회 확산으로 봐야 되는 지에 대해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위기경보 격상 문제에 대해서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29·30번 환자의 주요 활동지인 "대구·종로구 역학조사를 마친 뒤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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