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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갈 길 먼 ‘공매도’ 정책...‘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세울 의지 있나

  • [데일리안] 입력 2020.03.17 07:00
  • 수정 2020.03.16 18:07
  •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시장 조성자’ 예외에 반쪽 대책 비판…“전면 금지라더니” 부글부글

수 년째 제도 개선 군불만…기약없는 ‘신중론’에 지쳐가는 투자자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공매도 6개월 금지를 포함한 시장 안정조치를 발표하고 있다.ⓒ금융위원회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공매도 6개월 금지를 포함한 시장 안정조치를 발표하고 있다.ⓒ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지난 16일부터 6개월 간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라는 특단의 조치에 돌입했지만 뒷맛이 여전히 개운치 않다. 시기 상 등을 떠밀린 감이 없지 않은 데다 ‘시장조성자’에 대한 공매도 금지 예외 조항을 그대로 남기는 등 구멍이 적지 않아 규제의 실효성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공매도 금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투자자들은 강하게 분개하고 나섰다. 당국의 이번 조치에도 기관과 외국인에 편중된 ‘기울어진 운동장’은 여전하다는 것. 국내 투자자들로 구성된 한투연(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시장조성자제도는 실제 운용에 있어서 기관에 대한 특혜 성격이 강하다”며 “시세조종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높은 만큼 공매도 금지조치에는 반드시 시장조성자도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인 경실련 역시 “현행 시장조성자제도는 매도 과열종목은 물론 금지종목에 대해서도 공매도가 가능하며 업틱룰 규제도 예외적용을 받는다”면서 “시장조성자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는 이번 공매도 금지 발표는 법적분쟁 요소를 남길 만한 소지가 있다”며 당국에 확실한 입장을 표명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주식시장 안팎에서 ‘공매도’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가격이 내려가면 싼값에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방법으로,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내는 구조다. 주식투자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측면도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의도적인 공매도 투자로 주가 급락을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삼성증권 배당착오에 따른 ‘유령주식사건’,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연이어 출렁이면서 공매도 금지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그러나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직접적 조치에 난색을 표해 온 금융당국은 ‘사상 유례없는 대책을 만들라’는 청와대의 언급이 있고서야 실행에 옮겼다. 조치가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시장 회복에 대한)약간의 희망이 섞였지만 당시에는 그런 판단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현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 효과 뿐 아니라 향후 공매도 규제 정비에도 쏠려있는 태세다. 투자자들은 공매도 폐지 또는 개인투자자들의 공평한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년 간 불법공매도로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 대부분 외국계 금융투자회사로 이에 대한 제재가 과태료와 주의수준으로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불법 공매도를 막지 못하는 제도상 허점으로 꼽힌다.


한편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해 국감에서 사견을 전제로 '공매도 부분폐지 검토'를 언급한 바 있고, 금융위 역시 현 공매도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정작 제도 개선이 현실화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의견이 높다. 당장 공매도 관련 제재 강화가 쉽지 않은 시점에서 근본적인 공매도 제도 개선에 대한 명분은 이미 차고 넘친다. '발등의 불'이 아닌 당국의 선제적 결단과 실행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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