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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무늬만 극장 개봉작③] 숨은 걸작 찾기, 영화계 숙제

  • [데일리안] 입력 2020.05.11 08:55
  • 수정 2020.05.12 05:35
  •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바늘구멍 뚫기?' 상영관 경쟁부터 밀려나

특정 작품 상영관 싹쓸이, 제도적 보완 필요

CGV아트하우스는 각종 특별전이나 감독 회고전 등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 뉴시스CGV아트하우스는 각종 특별전이나 감독 회고전 등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 뉴시스

지금은 영화 홍수 시대다. 대중들은 제목조차 들어보지 못한 작품이 극장에 걸렸다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영화 개봉 자체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영화계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들조차 국내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관객들도 지나치게 많이 쏟아지는 영화들 속에서 숨어 있는 진주를 찾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해외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했던 작품들이지만 극장에 개봉한 지 일주일 만에 막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최근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작 중 상당수는 개봉 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19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을 받은 나다브 라피드 감독의 '시너님스(Synonyms)'나 2018년 금곰상을 받은 아디나 핀틸리에 감독의 '터치 미 낫(Touch Me Not)'조차 아직 국내 관객들의 만나지 못했다. 해외 영화제 수상이 국내 흥행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데다, 이를 받아줄 영화관의 상황도 그리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회를 받은 작품들조차 성적은 기대 이하다. 2017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더 스퀘어'나 2017년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받은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조차 누적 관객수 2만 명을 넘지 못했다.


작품 홍수 속에서 좋은 작품을 찾아내는 것은 결국 관객들의 몫이다. 관객들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작품 정보를 취합하느냐에 따라 영화를 보는 눈도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주목을 받는 건 영화 유튜버들이다.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산업 연구소장은 "영화 평론가들은 대중들의 시각과의 괴리가 있고, 영화 매체나 잡지는 작품 홍보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신뢰도가 낮은 편"이라며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게 영화 관련 유튜버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영화제작사들이 유튜버들을 영화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과거 음식 관련 파워 유튜버들이 지나치게 상업성을 띠기 시작하면서 대중들의 외면을 받은 것처럼, 영화 유튜버에 대해서도 맹신보다는 다양한 비판적으로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양 소장은 "영화는 직접 보기 전까지는 판단할 수 없고, 보고 난 뒤엔 후회해도 환불이 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관객들은 능동적으로 정보를 취합함으로써 스스로 영화 선택에 따른 손해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운영하는 특별관 CGV 아트하우스, 롯데시네마 예술영화관 아르떼, 메가박스 필름소사이어티 등을 주목해보는 것도 좋다. 이들 상영관에서는 작품성이 높지만, 관객들이 놓치기 쉬운 다양성 영화나 독립예술영화들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그나마 이 상영관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상영기간과 상영횟수를 보장받는다.


최근에는 우디 앨런 감독의 '레이니데이인뉴욕'이 독립예술영화 전문관에서 소개되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신작들이 개봉을 미룬 최근에는 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마스터',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한 '아메라칸 허슬' 등이 소개되기도 했다.


CGV 황재현 홍보팀장은 "각종 특별전이나 감독 회고전 등을 기획해 영화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힐링하고 메시지를 전달받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작품들을 잘 선별해서 상영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것은 극히 일부 상영관에서 이루어지는 데다, 작품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상업적인 영화나 독립예술영화 모두 결국은 작품 홍보에 따른 노출 빈도, 감독과 배우들의 인지도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 영화관이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도 결국은 외형적인 요소에만 집착한다는 비판도 있다. 양 소장은 "영화들이 홍보에 연연하고 질보다는 환상주의에 빠진 투자·제작사들이 많아졌다. 콘텐츠보다 외적인 인지도에 집착하는 것은 경향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영화관들도 결국은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영화관이) 일정한 기준에 의해 작품을 선별하는 것 또한 결국은 관객들의 선택의 폭을 제한시킨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다양한 영화들이 보다 많은 상영관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풍토가 필요하다. 관객 평가를 받기도 전인 개봉 첫 주부터 극히 제한된 상영관 상영으로 운명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극장에서는 블록버스터 영화 홍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들을 관객들이 접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를 제도적 정착시킬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도 점검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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