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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의 엔터리셋] ‘자극적인 맛’에 중독된 미디어의 방향성

  • [데일리안] 입력 2020.07.05 06:00
  • 수정 2020.07.05 05:55
  •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tvN, SBSⓒtvN, SBS

최근 미디어를 두고 ‘마라맛’ ‘매운맛’이라는 표현들이 등장한다. 그만큼 수위가 높거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자극적인 소재만 쫓다 보니 ‘선’을 넘는 일도 부지기수다. 대중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할 미디어가 ‘자극적인 맛’에 현혹 돼 사실상 그 역할을 잊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방송가에 꾸준히 자극적인 콘텐츠가 증가하던 것에 기름을 부은 것이 1인 미디어의 영향을 꼽는다. 1인 미디어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특징은 가장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별다른 제지가 없다 보니, 수위를 넘나드는 콘텐츠도 우후죽순 유통된다.


안타까운 점은 한 편으로 이런 콘텐츠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됨에도 조회수 면에서는 오히려 폭발적인 반응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그 배경엔 막대한 수익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 보니 다른 콘텐츠보다 더 수위가 높은 것들을 찾게 되고, 사회적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까지 등장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제작자들은 자극적인 것에 둔감해진다.


최근 ‘미성년자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대한민국 정부’ 채널이 그 예다.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김민아는 해당 채널의 코너 ‘왓더빽’에서 한 중학생과 화상 통화를 하던 중 부적절한 발언을 하며 비난을 샀다.


평소 ‘선을 넘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김민아가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도 있었지만, 더 큰 문제는 이를 관리하는 채널의 둔감함이었다. 제작진의 역할 중에 하나가 송출되기 전 콘텐츠의 적절성을 파악하는 것인데 ‘대한민국 정부’ 측은 문제가 되는 이 발언을 두 달이 지나도록 걸러내지 못했다. 뒤늦게 화제가 된 것을 미루어 보아 이들은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인식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젠 이런 추세가 1인 미디어만의 문제는 아니게 됐다. 심지어 지상파 방송에서도 최근 자극적인 소재를 다수 사용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관련 이슈로 시끄럽다. 올해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JTBC ‘부부의 세계’는 6화에서 지선우(김희애 분)가 남편 이태오(백해준 분)에게 폭행을 당한 장면이 자극적으로 묘사되고, 8화에서 괴한의 1인칭 시점으로 지선우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 담겼다. 또 조이(오소현 분)가 손제혁(김영민 분)에게 “애인해 줄 테니 명품백을 사달라”고 요구하고 손제혁이 성관계를 대가로 가방을 사준 것처럼 연출한 장면도 문제가 됐다.


특히 JTBC는 이런 장면이 담긴 ‘부부의 세계’를 청소년 시청 보호 시간대에 재방송했고, 소위원회는 이 장면들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상 양성평등, 폭력 묘사, 수용 수준 등의 조항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최근 방영 중인 MBC ‘찬란한 내인생’도 의료진 폭행 장면을 내보내면서 논란이 일자 공식사과 했다. 한류스타 김수현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받은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도 출발부터 성희롱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러한 내용이 여과 없이 방송된 것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엄중 징계를 요구하는 심의 신청했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에 따르면 29일 낮 12시까지 관련 민원 50여건이 접수됐다.


이에 앞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도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여고생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담배 심부름을 요구하며 실랑이를 벌이다가 입맞춤 장면으로 전환되거나 오피스텔 성매매를 암시하는 장면 등이 나오면서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네티즌은 1인 미디어는 물론, 방송에서까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재들이 사용되는 것과 관련해 규제를 더욱 강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1인 미디어의 경우는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개인방송 역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기존 방송처럼 행정처분 등의 징계를 내리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콘텐츠에 대한 삭제 권고 식의 조치를 취하다보니 끊임없는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국내 미디어도 이런 면에서 해외의 미디어에 대한 규제를 참고할 만하다. 독일의 지난해부터 이른바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법’을 시행 중이다. SNS에 혐오표현이 들어간 게시물이나 가짜뉴스를 올리면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은 자사 콘텐츠에서 혐오표현이 발견되면 24시간 안에 삭제해야 한다. 만약 위반하면 최대 5000만 유로(약 651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물론 다른 나라와 같은 법을 적용할 순 없지만, 지속적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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