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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은 진보좌파의 벗은 모습도 국민에게 전송하고 있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7.14 08:30
  • 수정 2020.07.14 08:22
  • 데스크 (desk@dailian.co.kr)

죽음으로 치부 가리고 미화하는 두꺼운 얼굴

공무상 비밀 누설, ‘XX자식’도 그들의 ‘속옷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고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님의 뜻을 기억하겠습니다.’


필자는 ‘위력에 의한 성추행’으로 피소돼 자살한 서울시장 박원순을 추모하는 이 현수막 사진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무슨 뜻을 기억하자는 것인가? ‘님’과 ‘뜻’ 그리고 ‘기억하겠습니다’ 같은 표현은 그들이 평소 단골로 쓰는 비장한 메시지를 전하는 용도의 것들이다. 문구의 서체도 전형적인 붓글씨 ‘진보좌파체’다. 과연 이미지 메이킹의 선수들이다.


그가 서울시장으로 9년간 한 일 중에 기억에 남아 있는 공(功)이, 미안하지만, 별로 없다. 전(前)시장 이명박의 청계천 복원처럼 눈에 보이는, 그들이 깎아내리는 ‘토목공사’보다는 시 행정에 진보 색채를 입히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개선에 공이 더 많아서(그럴 것이라고 후하게 점수를 주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에게 비친 그의 시정 원칙은 편파적인 것이었다. 광화문 거리에서 집회나 농성을 하는 진보좌파들에게는 극진히 우대(優待)하고 보수우파들에게는 간이 화장실조차 제공하지 않는 홀대(忽待) 말이다. 이는 그들에게는 공이겠지만, 상대편에게는 치사한 과(過)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한, 철저히 당파적인 사람이 치욕적인 성범죄로 그의 비서였던 여직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고, 곧 그 자신도 조사를 받게 되고, 그리하여 언론에서 이를 시끄럽게 보도하게 되면 그 당파의 도덕성과 권위가 크게 흔들리게 됐을 텐데, 스스로 목숨을 끊고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깨끗이 종결시켜 버렸으니 진보좌파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한없이 쉬고 싶었을 것이다.


‘님의 뜻을 기억하겠습니다’는 그 고마움과 안도의 마음을 표시한 현수막이었다. 죽음으로 치부를 가리고, 그것도 모자라 미화(美化)까지 하는 그들의 두꺼운 얼굴이 그 현수막들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집권당 대표 이해찬이 빈소에서 어느 기자에게 쏘아붙였다는 “그것을 예의라고”라거나 “XX자식” 운운한 그의 욕설은 그 미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안하무인(眼下無人), 오만방자(傲慢放恣)를 웅변한다. 빈소가 차려지게 된 사건에 대해 자세하고 정확하게 국민에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 기자가 그에 관한 내용을 여당 대표에게 한 질문이 예의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국민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는 매우 부도덕한 짓을 했거나 국익에 막대한 손해를 끼쳐서 자살한 대통령이 있다고 치자. 그가 죽음으로 그 죗값을 치르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해서 기자는 빈소에 조문 와 애도하는 목소리와 표정들만 중계해야 예의인가?


이것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도 아니고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 한국에서는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이해찬은 필자의 지난 칼럼(‘문재인과 민주당에 노라고 말할 수 없는 나라’, https://www.dailian.co.kr/news/view/902044)에서 지적한, 국가원수모독죄 운운한 그의 의식 상태가 보여 주듯이 아무래도 권위주의 정권에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다. 예의 따지고 하는 게 벌써 요샛말로 `꼰대' 의식이다.


문제는 꼰대 정도가 아니라 언론과 국민을 저 아래로 보는 그의 지엄(至嚴)한 태도인데, 민주당과 진보좌파를 위해 차기 당대표 선거까지 기다리지 말고 조기에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그가 그동안 깎아먹어 온 진보좌파 점수가 1개월 법무장관 하다 물러난, 위선의 상징적 인물 조국에 버금간다.


엊그제 박원순의 성추행 피해 여직원을 대신해 담당 변호사와 상담소장이 기자회견한 자리에서 그 여직원은 지금 ‘시베리아 벌판에 혼자 서 있는’ 상태에 있다는 말이 전해졌다. 시베리아는 그래도 지구에 있다. 그녀는 표현을 그렇게 했을 뿐이지 사실은 화성 같은 다른 별로 밀려난 듯한, 엄청난 고독감과 절망감, 그리고 배신과 공포를 온몸에 안고 숨죽이고 있을 것이다.


“맑은 분이시기 때문에 세상을 하직할 수밖에”라거나 “삶을 포기할 정도로 자신에 대해 가혹하고 엄격한 그대…”, 또 심지어 “이순신도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를 같이”라는 등의 그를 신성시하고, 그의 범죄가 마치 공무(公務)의 일부이며, 그 직원은 그 공무 수행에 봉사하는 신분이라도 되는 것처럼 지껄이는 이 진영 사람들의 요설(饒舌)이 귀에 따갑고, 고소장 접수 즉시 청와대와 시장실에 보고된, 정권의 하수인 역을 자임한 경찰과 청와대 또는 다른 기관 관계자들의 민첩한 충견 짓도 그녀의 분노와 공포를 극대화하고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녀는 가해자 측의 증거 인멸과 권력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고소장 접수와 조사 당시 경찰에 보안을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1초도 지체하지 않고 그들은 권력자들과 당사자 박원순에게 직보했다.


“이 사건은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에게 수사상황이 전달됐다. 서울시장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을 목도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이미경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폭로했다.


이 정권 사람들이 진보와 정의, 공정의 탈을 쓰고 사실은 독재정권 때와 전혀 다를 것이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단적인 예인 이 공무상 비밀 누설 범죄는 반드시 가려져 처벌이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량하고 힘없는 시민이 앞으로 어떻게 경찰과 청와대를 믿고 억울한 일을 호소할 수 있겠는가?


박원순은 그녀에게 자신의 속옷 입은 사진들과 음란 문자들을 보냈다고 피해 여직원 변호사가 증거물과 함께 밝혔다. 이를 보면 그는 시장실이 아니라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어야 할 상태로 증세가 악화됐던 것 같은데, ‘고인의 명예’를 위해서 그 얘기는 더하지 않겠다.


그는 그 사진과 문자를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방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전송했다. 텔레그램은 송신자가 삭제하면 수신자의 것도 삭제되며 서버에도 저장되지 않는 완벽한 보안 기능을 가진 통신 수단이라고 한다. 각종 범죄, 특히 전 충남지사 안희정이나 박원순 같은 기관장의 비서 성폭력 행위에 애용되는 메신저로 드러난 것이다.


그 여직원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나타난 박원순의 전송물을 사진으로 찍지 않았다면 증거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 뻔했다. 그랬더라면 서울 시청사 6층 시장실 내 침실에서 일어난 그의 은밀한 수작이 국민에게 알려지지 못하고 그 여직원만 무고죄로 감옥에 갈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 가설을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피해 여직원이 찍은 그 증거 때문에, 다수 국민을 위해서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박원순은 자신의 비서에게만 음란물을 보낸 것이 아니라 죽어서 진보좌파의 속옷 차림 모습, 즉 그들의 벌거벗은 실체까지도 국민에게 전송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 (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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