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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너의 얼굴은] '절망 속에 희망', 이레

  • [데일리안] 입력 2020.07.14 14:32
  • 수정 2020.07.14 21:26
  •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반도'서 준이 역 맡아 존재감

연상호 "'부산행' 마동석급 열연"

<배우의 얼굴은 변화무쌍합니다. 비슷한 캐릭터라도 작품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작품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 색을 냅니다. 대중은 그 변화하는 얼굴에서 희로애락을 읽으며 감정을 이입합니다. 여기서는 최근 주목할 만하거나 화제가 된 배우들의 작품 속 얼굴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반도' 이레.ⓒ뉴

"이레는 '반도' 등장인물 중에서 최강 전투력을 자랑한다."(연상호 감독)


'부산행'에 마동석이 있다면, '반도'엔 이레가 있다. 영화 '반도'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는 준이 역을 맡은 이레다. 연 감독이 "영화를 구상할 때 작은 소녀가 큰 차를 몰면서 좀비를 쓸어버리는 이미지를 구상했고, 여기서 영화가 출발했다"고 밝힌 만큼 이레는 '반도'의 처음과 끝을 책임진다.


올해 열다섯살의 소녀 이레는 '반도'에서 성인 연기자 못지 않는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첫 장면부터 압도적이다. 정석(강동원 분)을 구하는 장면에서 큰 트럭을 몰고 재빠르게 다가와 쿨하게 대사를 내뱉는다. 무심하면서 시크한 표정, 좀비떼가 출몰하는 상황에서도 침착한 눈빛은 보통의 캐릭터가 아니란 걸 예고한다.


'반도'는 '부산행'의 좁은 공간에서 폐허가 된 도시를 눈을 돌렸다. 넓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카체이싱을 선보였는데, 이를 책임진 건 10대 여성 캐릭터였고, 이레는 이 어려운 일을 보기 좋게 해냈다. 카체이싱 장면은 신마다 압권이다. 작은 체구의 이 소녀는 몸보다 훨씬 큰 차를 몰 때 눈 하나 깜짝 않고, 씽씽 달리는 등 여전사 같은 얼굴을 보여준다.


'반도' 이레.ⓒ뉴

좀비떼와의 사투에서도 마찬가지다. 비처럼 쏟아져 내리고, 산처럼 쌓여 있는 좀비떼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결의에 찬 듯한 표정을 짓는다. 오히려 좀비떼가 이레를 무서워하는 듯할 정도로, 강인한 기운을 내뿜으며 놈들을 한순간에 해치운다.


후반부 '매드맥스:분노의 도로'(2015)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에선 이레의 얼굴이 유독 빛난다. 관객들은 숨 쉴 틈 없이 이레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그의 얼굴엔 꼭 살아남아서 가족을 지키고 말겠다는 비장함이 엿보인다.


가족들과 있을 때는 또 다르다. 엄마 민정(이정현 분), 유진(이예원 분), 김 노인(권해효 분)과 있을 때는 의젓하면서 사랑스러운 얼굴을 드러낸다. 가족들을 살뜰히 챙기며, 걱정하는 모습이 맑은 눈에 가득하다.


영화 속 모든 장면에서 이레의 얼굴은 소금처럼 반짝인다. 폐허의 도시에서 야만성에 사로잡힌 631부대, 그리고 인간의 살점을 노리는 좀비떼들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이레의 얼굴엔 어딘가 모를 순수함이 가득하다. 그와 함께한 유진도 마찬가지다. 미래를 꿈꾸게 하는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반도'는 '부산행'과 다르게 희망적 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준이다. 준이는 영화의 희망이다. 더 나은 미래를 품게 하는 빛은 이레의 투명한 눈 속에 있다. 마지막까지 가족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그렇다. 어른들은 겁나서 하지 못했던 일을, 10대 소녀 이레는 용기 있게 앞장서서 해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게 하는 얼굴, 이레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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