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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말 절박했는데”…대형마트, 추석전 휴일 또 영업 못해

  • [데일리안] 입력 2020.09.25 15:26
  • 수정 2020.09.25 15:32
  •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명절 직전 주말, 업계 ‘대목’으로 꼽혀…명절 시즌 매출 20% 차지

대형마트 업계, “유통 침체기 그나마 버틸 여력마저 빼앗긴 셈”

롯데마트 양평점ⓒ롯데쇼핑롯데마트 양평점ⓒ롯데쇼핑

명절마다 불거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논란이 이번 추석에도 재연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지속되는 업태 침체 속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또다시 놓쳐야 한다는 사실에 허망하다는 반응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 대형마트 매장 415곳 가운데 327곳(78.8%)이 추석 직전 일요일인 오는 27일 의무휴업으로 영업하지 않는다. 대형마트 85~90%는 둘째·넷째 일요일이 의무휴업일이다.


앞서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지난달 24일 대형마트의 의견을 수렴해 170여개 지방자치단체에 의무휴업일 요일 변경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극히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명절 직전인 주말에 제수용품이나 선물세트를 사려는 발길이 몰리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형마트로서는 이번 명절 직전 주말이 실적을 회복할 수 있는 ‘대목’으로 꼽히지만 지자체의 거부로 무산됐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변경 요청은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더욱 절박하다고 하소연 한다. 올 상반기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대상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되면서 매출이 바닥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청탁금지법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상향 조정되고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오랜만에 선물세트 판매에 호재를 맞은 상황이다”며 “특히 언택트 추석으로 선물세트 배송신청이 늘면서 관련 매출도 지난해 대비 오르고 있는 추세였다”고 말했다.


이어 “6∼7월 동행세일 기간에도 두 차례 일요일 의무휴업으로 문을 닫았는데 추석 때도 대목을 앞두고 쉬어야 한다”며 “유통 침체기 그나마 버틸 여력마저도 빼앗기는 것만 같다. 대형마트 명절 시즌 매출의 10∼20% 정도가 명절 직전 마지막 주말에 나온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의무휴업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형마트 의무휴무제는 2012년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도입됐지만 여전히 헛걸음치는 소비자가 많은 데다, 모바일 쇼핑과 새벽배송 등이 일상화 된 상황에서 한 번 이탈한 고객은 잘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와 재계 단체들은 의무휴업일이 골목상권 보호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규제 불합리성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 환경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규제 중심의 현행법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 발전법은 전통시장으로 사람들이 유입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으나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대신해 온라인을 택하고 있다”며 “마트 점포 하나당 일요일 하루 쉬면 3억에서 3억5000만원, 1년 총 24회 점포 140개에 대입할 경우 1조1000억원이 마이너스 난다”고 호소했다.


서울의 한 이마트 모습 ⓒ이마트서울의 한 이마트 모습 ⓒ이마트
◇대형마트 업계 ‘옥죄기’ 지속…기승전 ‘규제’에 효과는 ‘글쎄’


대형마트의 어려움은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유통학회가 최근 발표한 ‘정부의 유통규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최근 4년간 대형마트 23곳이 폐점하면서 3만2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계 규제가 일자리 창출 감소와 궤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이 독식하지 말라’는 단순한 논리가 고용시장 축소에 까지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자리와 구조조정은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로 통한다.


대형마트 옥죄기는 전통시장으로 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한국유통학회로가 발표한 ‘유통규제 10년 평가 및 상생방안’ 연구분석 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근 폐점한 대형마트 7개점 주변상권을 분석해보니 대형마트가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대형마트를 향한 규제 수위의 강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대형마트 입점 제한 연장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이달 16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밖에 국회에는 더 강력한 규제안을 담고있는 10여건의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통업계 과도한 규제에 반하는 입장이다. 온라인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제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10년 동안의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흐름을 읽고, 이에 맞는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일침한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유통 대기업과 중소상인의 대결 구도가 아닌 이제는 이커머스로의 무한 경쟁으로 재편된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 볼 필요성이 있다는 게 핵심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소비 시장이 이커머스 쪽으로 전선이 바뀌었는데, 일요일에 장사를 못한다는 것은 영업의 연속성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며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오프라인을 규제한다는 것은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는 없어지고 그렇다고 중소상인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24시간 365일 영업하는 온라인과 비교하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 시책도 온라인 위주보다는 오프라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소비 쿠폰 등을 발행하는 등 오프라인 위주로 바뀔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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