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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계좌에 15억이?…‘플렉스’ 누리던 남성 실형받은 이유는


입력 2021.07.06 14:45 수정 2021.07.06 15:53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게티이미지뱅크

은행의 전산 오류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남성이 흥청망청 돈을 쓰다 감옥 신세를 지게 됐다. 그는 “은행의 실수”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 미국 매체 뉴스위크는 러시아에서 자동차 판매원으로 일해 온 로만 유르코프(35)의 사연을 보도했다. 유르코프는 지난해 6월 러시아 툴라에 있는 한 ATM에서 돈을 인출하다가 자신의 계좌에 9520만 루블(약 14억 6900만원)이 찍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유르코프는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이내 해당 금액이 얼마 전 도박에서 딴 상금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유르코프는 은행에 전화해 본인의 계좌가 정상인지 물었고, 은행 측에서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확신이 든 유르코프는 곧 돈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파트 4채, BMW와 벤츠 등 고급 외제차 2대, 최신형 아이폰 등 총 1년간 220건의 거래를 했다. 그는 “원하는 건 다 샀다. 마치 영화 같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약 5개월 뒤 은행 측은 분기별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상함을 감지했고, 곧 은행 어플리케이션 업데이트 당시 전산 오류가 발생한 것을 알아냈다.


결국 3900만 루블(약 6억)만이 남은 유르코프의 계좌는 압류조치 됐고, 한 달 후 경찰은 그를 체포했다.


소베츠키 지방법원은 절도 혐의로 기소된 유르코프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그가 은행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도중 은행의 실수를 틈타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등 은행 측의 오작동을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유르코프는 “난 은행과 연락해 계좌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은행 직원들에게 ‘모든 것이 괜찮다’는 말을 반복해서 들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내가 저지른 것은 없으며 은행이 저지른 실수다. 내가 도박으로 딴 돈으로 믿고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지난 4월 미국에서도 은행의 실수로 계좌에 잘못 입금된 120만 달러(약 13억 5000만원)를 돌려주지 않은 여성이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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