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상관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여중사가 2차 가해를 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성폭력 피해 해군 여중사와 유가족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피해 여중사는 지난 3일 부모에게 보낸 문자에서 “지난번 그 미X넘 있잖아요. 일해야 하는데 자꾸 배제하고 그래서 우선 오늘 그냥 부대에 신고하려고 전화했다”며 “제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안 될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또한 성폭력을 한 가해자는 피해 여중사에게 사과하겠다며 불러 술을 따르게 했는데, 이를 거부하자 ‘술을 따라 주지 않으면 3년 동안 재수가 없을 것’이라며 악담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 의원은 “유가족이 자랑스러운 해군으로서 11년간 국가에 충성한 대가가 고작 성추행과 은폐였냐며 분통을 터트렸다”며 “이 사건을 크게 공론화해 다시는 딸과 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5월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석 달째 되는 날”이라며 “바뀔 기회를 줬는데도 똑같은 사고를 낸 무능한 국방부 장관은 즉각 경질돼야 하며 대통령도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해군 제2함대사령부 소속 A중사(32세)가 상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지 사흘 만인 지난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중사는 지난 5월 27일 한 식당에서 B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직후에도 상관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정식 신고는 지난 7일 부대장과의 면담에서 피해 사실을 알린 후 이틀 뒤 피해자 요청에 따라 사건이 정식 보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공군에선 지난 3월 선임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이모 중사가 가해자와 부대 측으로부터 사건 무마를 위한 회유와 협박 등에 시달리다 2개월여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