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공항시설 사용·임대료 감면 6개월 연장키로
오미크론 확산에 날벼락…다시 한 번 어려움 직면
“정부 차원 노력 동반돼야”…면세한도 상향 요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희망을 품던 면세업계가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문을 걸어 잠그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기간을 6개월 연장하며 지원에 나섰지만 언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지 모른다는 점에서 초조해 하는 모습이다. 오미크론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입국금지 조치를 하는 국가들이 늘면서 겨우 되살아나는 듯했던 해외여행 수요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됐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지원 예정이었던 공항시설 사용료 및 상업시설·업무시설 임대료 감면기간이 내년 6월까지 연장된다. 국토부는 이번 임대료 감면 기한 연장을 통해 총 4773억원 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의 이러한 결정은 최근 오미크론 감염 확산을 인식한 조치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면세업계가 조금씩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정부 조치에 면세업계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임대료 감면 조치 연장 결정이 기대했던 ‘1년’은 아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상황을 감안하면 ‘이만하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여행객 95%가 줄어든 상황에서 잠시마나 임대료 부담을 덜게 돼서다.
업계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다시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였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면서, 서서히 해외여행이 재개되는 등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특히 동남아 각국에서 트래블 버블이 진행되기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관리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에 격리를 면제하는 것을 말한다. 트래블 버블 체결 이후 해외여행객 증가를 전망하면서 면세점 매출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백신 접종률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여행사는 프로모션 상품을 기획하고 항공사에서는 해외여행지에 대한 항공편 증편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여행사는 물론 홈쇼핑 등에서 판매하던 여행상품 모두 현재 중단된 상태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단계적 일상 회복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되는 데는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19 추이를 보며 해외사업 재가동 시점을 재는 한편 국내에서는 재고면세품 판매의 유통 채널 확대 등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나갈 계획이다. 최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편의점 CU의 앱에 입점했고, 앞서 신라면세점은 쿠팡과 SSF샵에 입점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임대료 지원 외에도 면세한도 상향과 구매한도 폐지 등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현재 우리나라 면세한도는 600달러(70만원)로 다른 국가보다 현저히 뒤처진다. 중국이 10만위안으로 면세한도가 상향된 가운데, 일본은 20만엔(약 212만원), 미국은 800달러(93만원)로 한국보다 높다. 업계에서는 최소 2000달러(약 235만원)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달 트래블버블은 그대로 진행될 것 같지만 소비 심리가 위축돼 여행 예약율이 어떨지 걱정”이라며 “내국인 면세한도가 600불이고, 구매한도는 5000불이다. 내국인이 해외 나가도 매출이 미미한 이유다. 구매한도라도 올려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종식 되더라도 관광 수요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려면 상당 시간 소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전 수준의 궤도로 회복될 때까지 정부의 지원이 연장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