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관련 내사 보고서 언론 유출 혐의
경찰관 "경찰관 직업 윤리 선 있는데 저버려 진심으로 반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언급된 입건 전 조사(내사) 보고서를 언론사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경찰관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보고서 유출이 공익적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구자광 판사)의 심리로 이날 진행된 A(32)씨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A씨는 2019년 9월께 동료 경찰관 B씨로부터 김건희 씨가 언급된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내사 보고서를 건네받아 뉴스타파 등 2개 언론사 기자에게 유출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2013년 도이치모터스 주식 관련 시세 조종 정황이 있다는 취지의 의혹 첩보를 입수하고 경위 파악을 위해 자료 수집 등 내사에 나선 바 있다. 뉴스타파는 2020년 2월 경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씨를 내사했다고 보도하면서 2013년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작성한 이 보고서를 인용했다.
A씨 측 변호인은 "2019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배우자와 장모의 재산축적 의혹을 다수 제기하고 있었고, 주식 매입 경위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받았으나 후보자가 충분히 제출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A씨는 '혹시 숨기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고 고위공직자 도덕성 검증 차원에서 제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A씨 측 변호인은 "언론 보도로 1년 6개월 수사를 거쳐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 등 2명을 구속하고 재판 중에 있다. A씨의 제보로 묻힐 뻔한 주가 조작 범죄를 온당히 처벌하게 됐다"며 "젊은 경찰관이 다시 한번 경찰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법정에 선 A씨는 최후 변론에서 "경찰관으로서 불의를 보면 눈 감지 말고 진실되게 살라고 배웠다. 가치관에 대한 변함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정의 추구 과정에서 법적 테두리나 경찰관 직업 윤리의 선이 있지만 그걸 저버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대기 발령 등 인사 조치를 받았고 재판에 넘겨진 이후엔 직위 해제된 상태다. A씨 선고 재판은 내달 15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