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0.25%p 인상…‘0.25~0.50%’
한국은행 올해 금리 2%, 최소 2~3회 인상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임기 만료는 변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주식시장과 환율시장에서는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발표 후 24.7원이나 내리는 모습(원화 강세)을 보였다.
한국은행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연말까지 금리를 연 2%, 2~3회 이상 올릴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연준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3년 3개월간 계속되던 ‘제로금리’를 끝냈다. 이에 기존 0.00~0.25%이던 연방기금 금리는 0.25~0.50%으로 높아지게 됐다.
연준의 이같은 제로금리 시대 종료 움직임은 최근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두달 연속 갈아치우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준은 FOMC정례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인적·재정적 어려움을 초래했지만,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면서 “전쟁이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가하고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에 들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제롬 파월 미 연준 이사회 의장도 연준의 목표는 강한 고용시장을 유지하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현재 고용시장과 경제 성장세가 견조하기 때문에 연준은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주식·환율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 됐다는 분위기를 보였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51포인트(0.46%) 오른 2707.02를 기록했다. 연준의 발표 후 이틀간 코스피 지수는 47.79포인트 상승했다. 코스닥은 8.83포인트(0.97%) 오른 922.96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같은기간 31.16포인트 올랐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17일 21.4원, 18일 3.30원 하락하는 등 이틀간 24.7원 내리면서 장을 마쳐 점차 안정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료 가능성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는 점도 미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을 위한 회담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같은 날 “키이우(키예프) 인근이나 다른 우크라이나 도시들에 러시아 군이 진출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를 보인 바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같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올해 최소 2~3회, 2%까지 올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투자자금 유출, 원화가치 등을 고려해 한은도 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사례와 비슷하게 우리나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거세지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이번 달에 만료된다는 점은 변수다. 다음달 14일에 열리는 금통위 회의때까지 후임 총재가 취임하기 어려울 수 있어 총재가 없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시장에서 예상해 온 사안이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빨라지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급하게 올려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한은 총재가 부재한 상황에서 정책적인 주도력을 가지고 적기에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