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검찰고위간부 사의 표명,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이 처음…지족불욕 지지불태
오는 6~7월 검찰인사 앞두고 尹 당선인 위한 배려 차원 분석
친정부 간부급 인사들의 추가 사퇴 겨냥한 포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을 그만둔 후 총장 권한대행을 했던 조남관(57) 법무연수원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정권 교체기 검찰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한 오는 6~7월로 예상되는 검찰 인사를 앞두고 윤 당선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 차원의 사의 표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법무연수원장이 5일 오전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법무부·검찰에서 비어있는 검사장급 이상 보직은 법무연수원장, 광주고검 차장, 대구고검 차장 등 세 자리로 늘었다. 대통령 선거 후 검찰 고위간부의 사의 표명은 조 원장이 처음이다.
조 법무연수원장은 5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검사 생활을 하면서 항상 가슴 속에 품었던 생각은 법이 가는 길에 왼쪽·오른쪽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정의와 공정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 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의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한다”고 덧붙였다.
조 법무연수원장의 사의 표명은 오는 6~7월로 예상되는 검찰 인사를 앞두고 윤 당선인을 위한 배려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김오수 검찰총장의 거취 문제를 비롯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 당선인으로서도 한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부급 인사들의 추가 사퇴가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보직에 발탁된 고위 간부들이 사의를 결단할 수 있다는 계산이 전제돼 있다. 실제 검찰 내부에선 조 법무연수원장의 메시지를 두고 친정권 검사들을 겨냥해 발언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한 검찰 관계자는 “조 법무연수원장의 이프로스 사직인사 글에 ‘그칠 줄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는 부분이 있는데, 현 정부 들어 검찰이 망가지는 데 책임져야 할 분들한테 간접적으로 이야기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