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급등,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의 재고이익 효과
수출물량 증가로 석유사업 영업이익 1조 5067억원 달성
배터리 사업 연간 매출 가이던스, 6조 중반→7조 중반으로 상향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1조6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정제마진 강세와 더불어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배터리 사업(자회사 SK온)은 헝가리 2공장 초기가동 등의 영향으로 27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16조 2615억원, 영업이익 1조 649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9%, 영업이익은 182.2% 증가했다.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정제마진 강세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시황 개선,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증가 등으로 전분기 대비 1조 2865억원 증가한 1조 506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91%에 해당한다.
1분기 재고이익은 각각 정유 5880억원, 화학 870억원, 윤활유 560억원 등 7310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따른 경유(디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디젤 최대 생산 체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같은 높은 수요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화학사업은 폴리머 스프레드 부진에도 불구하고 파라자일렌 스프레드 개선 및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손익 효과로 전분기 대비 2410억원 증가한 3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윤활유사업은 원가 급등으로 인한 마진 하락, 판매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561억원 감소한 21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량이 소폭 감소하고 운영 비용이 상승했으나, 일회성 비용 감소로 전분기 대비 293억원 개선된 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제 2공장 초기가동 비용 발생,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증가와 일회성비용 감소 영향으로 27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상승하는 원재료 가격 대응을 위해 OEM들과 판가 연동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양극재 등 판가 연동이 되는 소재 외에 동박, 구리, 알루미늄, 전해액 등 비연동 소재도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배터리 판가에 연동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연간 매출액을 배터리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해 당초 6조원 중반대에서 7조원 중반대로 1조원 상향했다.
다만 영업이익 BEP(손익분기점) 달성은 4분기 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나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리스크가 있다. 내부적으로도 미국, 헝가리 공장 초기 가동 비용과 향후 증설 대비한 선제적인 인력 확보 등 단기 상승요인이 있다"면서 지연 가능성을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대규모 투자 자금을 포드 등 OEM과의 JV(합작투자)와 현지 정부 인센티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은 올 1분기 미국 9.8GWh(기가와트아워), 헝가리 10GWh을 시작으로 연말 중국 옌청 공장까지 합하면 77GWh까지 대폭 상향된다.
미국 조지아 2공장은 2023년 1분기, 중국 옌청 2공장과 헝가리 3공장은 2024년, 블루오벌SK(BlueOvalSK) 공장은 2025년에 순차적으로 상업가동에 돌입해 2023년까지 88GWh, 2025년까지 220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상당 부분은 포드와의 JV 통해 조달할 생각이다. OEM이 투자 자금 조달하면서 차입여력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파이낸싱 리소스를 조달할 것"이라며 "현지 정부의 인센티브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SK이노베이션이 직접 부담할 리소스는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토가 진행중인 프리 IPO 등으로도 자본 조달을 할 예정이다. 배터리 사업 실적 개선으로 영업현금흐름 통해서도 일정 부분 조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회사측은 "SK온 물적분할 이유가 성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기 때문에 이런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자체 리소스 확보하는 방안을 지속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외형 성장과 함께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이미 10년 전 개발한 이력이 있다"면서 "하이니켈 기술에 더해 에너지밀도와 급속충전 기능을 개선한 기술을 개발중이며, 연내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형 배터리는 상업화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파우치형 기반의 기술을 활용하면 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기술 개발 소요 기간을 감안할 때 상업화 시기는 2020년대 후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주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업체들이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기술 개발 시간이 필요하고 신규 공정 등 설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OEM에 특화된 제품 개발과 양산까지 가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화 시기는 빨라야 2020년대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