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총선 마케팅’ 돌입…당선인 통장 출시 ‘봇물’

대구·부산은행 등 당선통장 선보여

투명한 선거 문화 조성 이미지 구축

(왼쪽부터) 부산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본사.ⓒ각 사

지방은행들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한 달 여 앞두고 당선통장을 출시하는 등 마케팅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대구은행은 선거 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DGB당선통장을 출시했다. 이 통장은 선거 입후보자, 후보자가 지정하는 회계책임자 명의로 가입할 수 있으며 은행 업무와 관련된 타행이체 수수료, 제증명발급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를 오는 7월 1일까지 면제한다.

앞서 BNK경남은행과 부산은행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선통장을 선보였다. 가입 대상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에 출마하는 입후보자 또는 입후보자가 지정한 회계책임자다. 당선통장은 투표일 이후 1개월까지 송금 및 인출, 이체, 증명서 등 각종 수수료가 면제되고, 체크카드는 연회비 및 발급수수료 면제, 가맹점 이용대금의 0.5% 포인트 적립, 바로알림서비스(SMS)가 무료로 제공된다.

광주은행 역시 당선기원통장을 출시했다. 신규 가입일로부터 투표 후 1개월까지 각종 수수료 면제 등 각종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광주은행의 당선기원통장의 경우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100여좌,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0여좌가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당선통장은 선거 입후보자, 입후보자가 지정한 회계책임자 또는 입후보자 후원회를 대상으로 한 선거비 관리 전용통장을 일컫는다.

은행권이 이처럼 당선통장 마케팅을 지속하는 이유는 현행 공직선거 및 부정선거 방지법 상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은 반드시 금융기관에 통장을 개설하고, 이 통장을 통해서만 모든 공식 선거비용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선통장과 당선체크카드 개설과 발급은 예비후보자와 회계책임자면 누구나 가능하다.

후보자 입장에선 이 통장을 이용하면 선거가 끝난 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선거비용 및 지출명세서를 은행에서 대신 작성해 주고, 선거자금 모금과 관리에 필요한 각종 금융서비스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반면 은행들은 이 상품은 일반 수시입출금 통장과 차이점이 없기 때문에 수익에선 큰 이득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선거비용 관리와 금융비용 절감 서비스를 제공을 통해 지방은행들이 투명한 선거문화 조성에 동참하고 있다는 대외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후보자 당선 시 장기 고객 확보라는 홍보 효과에 더 의미를 두고 있는 입장이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익에 크게 직결되지는 않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후보자 당선 시 주거래 은행이 되기 때문에 우량 고객 확보가 될 수 있고 지역민들에게 간접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