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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TO : beauty] "여름 다가온다, 약 먹자"··· 국내 '뼈말라' 다이어트 시장의 현 주소


입력 2022.07.14 17:50 수정 2022.07.15 22:13        송혜림 기자 (shl@dailian.co.kr)



7~8월은 다이어트 ‘극 성수기’다. 올해 여름은 코로나 거리 두기 해제로 인해 늦은 회식과 약속, 피서철 여행 계획 등으로 그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저열량 식이요법과 단기 다이어트 운동법을 통해 체중을 감량한다. 그러나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직장인 같은 경우 다이어트 약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식욕을 떨어뜨리고 단기간에 살을 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병원들이 무분별하게 약을 처방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병원들은 몸무게나 BMI 지수를 확인하지 않는 것은 물론 체질 검사도 진행하지 않고 약을 처방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정상 체중이나 저 체중인 사람도 과도한 미용 목적을 위해 약을 쉽게 구하고 복용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식욕억제제는 적절한 체중 감량 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초기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 BMI)가 30 kg/m2 이상, 또는 다른 합병증에 걸릴 위험성이 있는 BMI 27 kg/m2 이상인 비만 환자들에 한해 단기 복용을 명시하고 있다. 또 병원은 환자의 체질에 따라 약을 처방해야 하고 지속적인 부작용 관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식약처의 경고가 무색하게 실제 현장에선 다이어트 약이 쉽게 오가는 실정이다.


■다이어트 병원 앞 ‘정상 체중’ 시민들••• “보통에서 마름으로 가기 위해”


지난 6월 17일 오후 8시 30분 경 찾은 서울 소재 한 다이어트 병원. 영업시간이 끝난 병원 문은 굳게 닫혔으나, 그 앞으로 20 여 명의 시민들이 돗자리 또는 캠핑 의자를 피고 대기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새벽 1시가 넘자 70~80 여 명의 시민들이 병원 앞 복도 위 두 줄로 돗자리를 폈다. 그마저도 자리가 모자라 유리 문 밖으로도 길게 대기 줄이 늘어섰다. 모두 오전 일찍 진료 접수표를 받기 위함이다. 실제 비만 환자보다는 정상 체중으로 보이는 시민이 대다수였다.


친구와 함께 해당 병원을 재 방문했다는 A 씨(24)는 “한 달 전에도 사람은 많았으나 지금이 초 극성수기라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약은 아침에 4알, 저녁에 7알을 복용한다. 약의 양이 많아 몸에 좋지 않다고 느끼나, 체중 감량 효과를 봤기에 다시 찾아왔다”라고 답했다.


다음 날 오전 10시 BMI 지수가 18.86으로 정상 체중인 기자가 진료표를 받고 사전 설문지를 작성했다. 본인이 처방 받고 싶은 약을 체크하는 란에는 부종약을 제외한 모든 약들을 체크했다. 원하는 체중 감량 목표치엔 42kg를 기재했으며 실제로 감량 시 BMI 17.26으로 저체중 상태가 된다. 상담에 앞서 일반 체중계로 몸무게를 쟀으나 별 다른 검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데일리안>이 취재 도중 받은 약 처방전. ⓒ데일리안

의사와의 1~2분 가량 상담 후 13가지의 약명이 적힌 처방전을 받았다. 엠피온정(향정 식욕억제제), 디프렌캡슐(항우울증 약), 토프라맥정(간질약) 등이다. 사실상 환자가 원하는 약을 체질 검사 없이 모두 처방해준 셈이다. 식약처가 공고한 식욕억제제 안전복용 가이드에 따르면 ‘식욕억제제는 우울증 치료제와 병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의사항이 있으나, 상담 과정에서 두 약의 복용 방식에 대한 설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의사로부터 전달 받은 약 복용 안내서엔 부작용 발생 시 대처법에 대한 내용만 있을 뿐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B 약사는 “식욕억제제 허가사항의 BMI 지수(30 kg/m2)를 지키지 않았으며 초진인 환자에게 향정신성 의약품까지 처방해줬다. 과잉 처방의 위험성이 예단된다”고 설명했다.


■“요샌 삭센다가 유행이죠”… 비대면 약 배달 어플에서도 처방은 ‘쉽게 쉽게’


다른 다이어트 병원 사정도 똑같았다. 취재진이 다이어트 약 처방을 원하자 의사는 “요샌 삭센다가 유행이다”라면서 별 다른 몸무게 측정이나 검사 없이 삭센다 펜을 처방했다. 기자가 지방 흡수 억제제인 제니칼을 언급하자 “원하는 약은 처방해줘야지”라며 제니칼 30정을 추가로 처방했다. 두 의약품 모두 BMI 30 이상의 고도 비만 환자이거나 BMI 27 이상의 비만 합병증이 우려되는 환자에게 처방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보다 더욱 쉽게 처방이 내려진다. 현재 다른 약보다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진 삭센다펜의 경우 비대면 어플을 통해 처방 받을 수 있다. 어플을 통해 삭센다 펜을 처방 받은 C 씨(28)의 경우 몸무게는 물론 병력이나 BMI 지수에 대한 질문도 없이 삭센다 처방을 받았다. 그는 “상담은 15초 정도만 이뤄졌다. 4번 째 처방받을 땐 상담도 없이 카카오톡으로 처방전 메시지가 날라왔다”면서 “삭센다가 체질 상 맞지 않는 사람도 있을 텐데 오남용되기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삭센다 처방 받는 데까지 5초, 약 복용 부작용은 5년


5년 전 서울 소재 다이어트 병원에서 삭센다를 처방 받은 D 씨는 “당일 병원에서 1차 접종하고, 다음 날 집에서 2차 자가 접종을 했다. 그러나 그 날 지하철에서 졸도해 병원에 실려갔다”며 "당시의 충격으로 현재까지 공황장애와 광장 공포증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해당 병원은 삭센다펜을 ‘다이어트 주사’로 소개하고 가벼운 부작용이 있다고만 설명했다. 삭센다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다. D 씨는“병원에서 만난 간호사도 삭센다 접종 후 쓰러져서 실려 온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이 후 삭센다를 처방해준 다이어트 병원에 항의했지만 나몰라라하는 태도였다”며 울분을 토했다.


실제로 식약처 의약품 통합 정보 시스템에 공고된 삭센다펜의 부작용도 결코 가볍지 않다. 삭센다 접종 시 흔하게는 불면증과 위염, 현기증 등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오남용될 시 췌장염이나 급성 신부전, 아나필락시스 반응까지 나타날 수 있다.


삭센다 뿐만 아니다. 오픈 채팅방, 네이버 카페 등 SNS와 커뮤니티에도 ‘다이어트 약’을 검색하면 약 종류 별로 부작용 후기가 쏟아진다. 불면증 같은 일반적인 부작용 외에도 자살 충동이나 우울증, 탈모 등의 심각한 부작용 후기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권장 용량을 지켜 복용한 사람이나 짧은 기간 동안만 복용한 사람도 위와 같은 부작용이 예외 없이 나타날 수 있다.


■정상체중•저체중 약 복용 시 부작용 무시 못해••• 건강한 다이어트 지향해야


헬스케어 앱 NOOM 수퍼바이저 임유미 약사는 “정상 체중이나 저 체중의 사람이 다이어트 약을 복용할 경우 섭취할 수 있는 영양분조차 흡수가 안돼 건강 상의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증상은 무월경으로 부작용이 오래 이어지면 난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그 외에도 기분장애, 우울, 공황 등의 부작용은 물론 약에 대한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바른 다이어트 방식에 관하여 임 약사는 “만일 비만 정도가 심해 약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을 거친 후 약사의 복약 지도에 따르는 게 중요하다"며 "처방 받은 약에 대한 부작용을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이상 증상이 생길 경우 꼭 용량 조절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혜림 기자 (sh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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