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후 100여곳 증발
비용절감‧경기침체 영향 불가피
비대면 금융전환 중심으로 금융환경이 재편되기 시작하면서 시중은행에 이어 지방은행들도 점포 폐쇄를 가속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문을 닫는 지점들이 늘어나면서, 고령층이 많은 지방 특성 상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올해 상반기 총 지점 수는 789개로 1년 전보다 57개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가장 많은 점포를 없앤 곳은 DGB대구은행으로, 같은 기간 지점이 229개에서 210개로 19개 감소했다. 부산은행 역시 232개에서 218개로, 경남은행은 144개에서 131개로 각각 14개와 13개씩 지점을 축소했다. 이밖에 전북은행도 98개에서 90개로, 광주은행은 143개에서 140개로 각각 8개와 3개씩 지점이 줄었다.
지방은행들의 지점은 2016년까지만 해도 969개에 달했지만,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해 말 800여개까지 줄었다. 5년 새 지방은행 점포 10개 중 1개가 사라진 셈이다. 특히 2019년에는 총 898개 지점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금융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자 3년 새 109개 지점을 줄이는 등 축소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지점 폐쇄 움직임은 대형 시중은행들도 마찬가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도 올해 상반기에만 총 126곳의 지점을 정리했다.
문제는 고령층 인구가 많은 지방 특성상 지방은행들의 오프라인 지점 축소는 금융소외 계층의 불편을 한층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고령인구비율은 비대도시권의 경우 전국 평균(17.5%)를 상회하고 있고, 광역시인 부산(20.8%)과 대구(17.8%)도 고령층이 늘어나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고령화와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지역 대표 은행이라는 상징성과 고객 다수가 지역 기업 및 주민들로 이뤄져 시중은행에 비해 점포를 줄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비대면 금융으로의 전환, 지점에 내방하는 고객 수 감소 등을 이유로 점포를 축소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지방은행들은 향후 점포 축소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 지점에 두 은행이 함께 거주하는 ‘공동점포’를 운영하는 등 새로운 대안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5일 KB국민은행과 부산은행이 함께 공동점포를 오픈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아울러 금융공백 지역을 위한 찾아가는 이동점포, 보이는 ARS, 디지털 데스크 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내방고객이 줄어들어 창구 운영에 있어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주 고객층의 연령대를 고려해 노인 등 금융소외계층의 불편함이 없도록 공동지점 운영 및 시니어금융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금융사가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모범규준을 제정하고 디지털금융 교육을 확대하는 등 디지털 경제에서 부가 최대한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디지털금융이 단순히 금융거래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신하는 차원이 아니라, 금융 사각지대를 축소하고 일자리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주체이자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조력자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