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잔고 올들어 11% 감소...발행어음형은 34%↑
미래에셋·KB증권 발행어음 금리 ‘5%대’ 인상 대응
증시 부진이 길어지자 단기자금 상품인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다만 발행어음형은 증권사들이 연 4~5%대 발행어음을 제공하면서 고금리 금융상품으로 눈길을 돌린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CMA잔고는 61조4648억원으로 지난 1월 3일(69조1867억원)과 비교해 11.16% 줄어들었다.
CMA는 증권사들이 판매하며 고객 자금을 어음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금을 돌려주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운용 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발행어음형, 기타로 나눠진다.
전체 CMA의 잔고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RP형은 올해 초 잔고 34조141억원에서 지난 20일 27조7254억원으로 18.49%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MMF형은 14.78%(3조1650억원→2조6972억원), 기타형은 25.76%(24조4710억원→19조4590억원) 줄었다.
CMA 인기가 시들해지자 증권사들은 CMA 금리를 올리면서 자금 유입을 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3일 CMA RP형의 금리를 기존 2.10%에서 2.60%로 0.5%p 인상했다. 1000만원 이하 기준 CMA RP 네이버 통장의 경우 2.55%에서 3.05%로 오르면서 3%대를 넘어섰다.
이외에도 한국투자·NH투자·삼성·KB·키움·메리츠·신한투자·유안타증권 등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CMA 금리를 올리면서 현재 CMA 이자율은 3%대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상도 은행권의 예금 금리 경쟁 영향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4%대 중후반까지 인상됐고 저축은행업계에선 6%대의 예금 상품들까지 등장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은행 특판 상품 등 원금을 보전하고 만기에 확정된 이자를 수취하는 안전 상품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대체 투자처의 부재로 자금의 락인 효과가 있었던 주식시장에서 다른 투자처로의 자금 이탈 유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CMA 자금 이탈 흐름에서도 발행어음형 CMA 자금은 유일하게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발행어음형 잔고는 11조5832억원으로 연초 7조5366억원 대비 34.94% 급증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적인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 상품이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만 발행 사업이 가능해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개사가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발행어음형 CMA로 자금이 몰린 이유는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수익률이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보다 높아져서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금리는 연 1.55% 수준에 그쳤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달 연 5%대로 치솟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9일 발행어음 금리를 인상하면서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를 기존 연 4.1%에서 5.05%로 변경했다. 앞서 KB증권도 지난 17일 발행어음의 1년 만기 금리를 5%로 인상하고 6개월 만기의 금리도 4.8%로 올렸다.
다만 예적금과는 달리 발행어음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없다. 또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운용은 통상 회사채 등의 채권이 50% 이상, 부동산금융이 20~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부동산시장 등 자금운용 환경이 악화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발행하는 상품이어서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로 이어질 위험은 극히 적다”며 “현재 금리가 5%대에 못 미치는 증권사들도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