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전 앞두고 경계할 선수로 나바스 골키퍼 지목
독일전 승리 도취 경계하며 공격수들에게 집중력 요구한 발언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 일본 축구대표팀이 16강 티켓을 눈앞에 두고 조 약체 코스타리카와 격돌한다.
일본은 27일 오후 7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E조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만난다. 일본이 코스타리카를 잡고 스페인이 독일에 이긴다면,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전차군단’ 독일에 2-1 역전승을 따내는 기적을 일으킨 일본은 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까지 E조 선두는 코스타리카를 7-0 대파한 스페인. 코스타리카는 독일과 나란히 1패를 안고 있지만, 골득실에서 크게 밀려 조 꼴찌에 머물러있다.
코스타리카(피파랭킹 31위)가 스페인(피파랭킹 7위)을 잡는 이변을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지만, 7골이나 내주고 처참하게 패할 것이라는 예상도 거의 없었다. 코스타리카 축구가 자랑하는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36) 존재 때문이다.
카타르월드컵 스페인전은 나바스 인생 최악의 경기로 꼽힐 만하다. 야신상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렸던 나바스는 지난 두 차례 월드컵(8강·조별리그 탈락)에서 8경기 출전해 7골을 내줬다. 그런데 이번에는 첫 경기 만에 7골을 내주는 참사를 막지 못했다.
원인 중 하나로 실전 공백이 꼽힌다. 나바스는 이번 시즌 소속팀 파리생제르맹(PSG)에서 잔루이지 돈나룸마에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준 상태다. 무려 5개월 가까이 공식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나바스는 공개석상에서 이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가뜩이나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월드컵 개막 직전 치르기로 한 평가전도 무산됐다.
과거의 화려한 커리어만 믿고 스페인전에 나섰지만 처참하게 무너졌다. 스페인전 0-7 대패로 코스타리카는 사실상 16강 진출의 꿈이 깨졌다. 골득실에서 너무 불리하기 때문이다. 독일과 나란히 1패를 안고 있으면서도 조 꼴찌에 자리하고 있는 이유다.
일본(피파랭킹 24위) 입장에서는 1차전 상대 독일에 비하면 코스타리카는 쉽게 보일 정도다.
그러나 독일전 승리를 이끈 일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신중했다. 코스타리카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독일을 이긴 것은 역사에 남을 만한 결과”라면서도 “지금은 코스타리카전만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계할 선수를 지목해달라는 요청에는 의외로 골키퍼 나바스 이름을 말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꼭 1명을 지목하라면 나바스다. 경험이 풍부한 골키퍼다. 우리가 코스타리카를 이기려면 결국 나바스를 넘어서야 한다. 그는 우수한 골키퍼다. 결코 가볍지 않은 골키퍼”라고 평가했다.
상대에 대한 존중의 의미도 담겨 있지만, 깜짝 승리 직후 대량 실점한 팀을 만난다는 자체로 선수단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발언이다. 동시에 공격수들에게 더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독일이라는 거함을 물리친 것에 도취돼 코스타리카전을 망친다면 일본이 말했던 8강은 고사하고 16강 진출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