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4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 1조…금융지원 방파제 뚫렸다


입력 2022.12.07 06:00 수정 2022.12.08 10:09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코로나 이후 첫 증가세 전환

잠재 리스크 확산 우려 촉각

대출 금리 이미지.ⓒ연합뉴스

국내 4대 은행이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에서 불거진 연체가 올해 들어서만 15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돼 온 금융지원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마침내 부실이 증가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은행권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에 잠재된 위험이 끝내 금융지원 방파제를 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1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금액은 총 1조103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7.8%(1666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을 둘러싼 부실은 올해로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줄곧 축소되는 양상이었다. 실제로 조사 대상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은 ▲2019년 말 1조1463억원 ▲2020년 말 1조522억원 ▲지난해 말 9369억원으로 계속 줄어 왔다.


코로나19와 그 이후로 계속되고 있는 경제적 충격에도 대출 부실이 안정적인 추이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금융지원 정책 덕분이었다. 은행권은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방안에 따라 2020년 4월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 상환을 유예해주고 있다. 당장 원금이나 이자를 갚기 어려워 연체로 잡혀야 할 대출이 감춰져 왔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 같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여전히 실시되고 있음에도 대출 부실이 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국 정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신호일 수 있어서다. 더 이상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납입 유예만으로 연체를 막기 힘들 만큼 중소기업 차주들의 경영 상 어려움이 커졌다는 얘기다.


더욱 걱정스러운 건 이런 와중 치솟고 있는 금리다. 특히 코로나19 역풍의 최전선에 놓여 온 자영업자들로서는 이자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이들의 대출을 둘러싼 부실도 지금보다 몸집을 불릴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올해 4월부터 이번 달까지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25%로, 2012년 10월 이후 10여년 만에 3.00%대로 올라섰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p 상승할 때마다 자영업자의 가구당 연간 이자는 160만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5월 0.5%였던 기준금리가 2년 만에 2.75%p 상승한 현실을 감안하면 늘어난 연 이자만 44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994조2000억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말보다 309조3000억원 급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속적인 금융지원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단순한 대출 상환 유예보다는 적극적인 채무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