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협, 감시 조직 및 프로세스 도입
신한, ‘영업통’ CEO...하나, 영업그룹 세분화
주요 금융지주 및 시중은행들이 연말 인사와 대규모 조직개편을 진행중이다. 은행권은 내부통제와 영업 강화에 방점을 찍은 정비 체제로 내년 불확실성 속 리스크관리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700억대 횡령 사건이 발생한 우리은행은 대대적인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내부적으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이 내부통제를 강조하면서 관련 조직을 확대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우리은행은 내부 감사 조직인 검사실 기능 중 본부조직 감사 기능을 분리해 ‘본부감사부’를 신설했다. 본부감사부는 본부조직 전담 상시 감사 업무를 수행하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주도한다. 이와 함께 마련된 ‘여신관리본부’는 산하에 ‘관리기업심사부’와 ‘여신관리부’를 두고 연체 연신을 중점 관리한다. 여신관리 강화를 통한 은행 자산건전성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앞서 상반기 조직개편안에서 준법지원부 내 부서급 규모 상시감사 조직을 새롭게 꾸린 바 있다. 올해 하반기 관련 부서의 역할과 업무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부서급 유닛을 설치, 상시모니터링 시스템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중이다.
NH농협은행은 최근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시스템을 도입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여부를 점검하는 전산 모니터링 프로세스를 통해 영업점에서 발생하는 거래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 발생 추이를 점검한다.
특히 이번 시스템 도입에는 위험지표를 적용한 수시 모니터링 프로세스가 적용됐다. 위험지표에 ▲꺾기 의심 거래 ▲고령 투자자의 고위험 등급 투자상품 가입 비율 ▲해피콜 결과 '미흡'으로 영업점 이첩된 건 등 금융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항목을 선정, 이상 징후에 대한 점검 결과와 개선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영업 경쟁력을 극대화 한 인사-조직개편도 단행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차기 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진옥동 행장의 후임으로 한용구 영업그룹장 부행장을 ‘깜짝’ 발탁했다. 1991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한 부행장은 인사부와 고객 지원부, 글로벌 사업부, 연금사업부와 퇴직연금 사업부 등을 거쳤다. 진 행장과는 2008년 오사카 지점장에 있을 때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그룹 대표 ‘영업통’으로 영업점 성과평가 체계와 채널 운영 방식 등 영업 현장의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리더십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내년 글로벌 금융위기론이 나오는 만큼, 핵심 계열사 은행을 이끌 수장으로 영업통을 앉혀 리스크 관리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하나은행도 지난 27일 현장 영업중심의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영업 조직 운영 효율화와 협업 체계 강화를 위해 기존 영업그룹을 중앙, 영남, 호남 지역과 기존 충청 영업그룹까지 총 4개의 지역 영업조직 체계로 개편했다.
또한 자금시장그룹을 신설해 자금시장본부를 배치하며 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에 나섰다. 기존 기관사업부는 기관영업그룹으로 금융기관영업유닛은 금융기관영업부로 격상했다. 기관영업의 확장과 대외 금융기관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