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거래정지 건수 전월比 2배 이상 급증
감사보고서 마감 앞두고 지연 공시 33곳
코스닥지수가 올 들어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때 아닌 암초에 직면할 위기에 놓였다. 정기주총 시즌에 돌입하자 상장폐지 등의 사유로 거래정지된 코스닥 종목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감사보고서 제출일이 임박하면서 상폐 위기 리스크는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와 스팩을 제외한 총 11종목이 이달 들어 매매거래정지종목으로 지정됐다. 지난달(5건)과 비교해 건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중 코스피는 단 1종목이고 나머지는 모두 코스닥이 차지했다.
매매거래정지는 상장주권에 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거래소가 공익과 투자자 보호, 시장관리를 위해 해당 법인이 발행한 주권의 매매거래를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것을 말한다.
단기 주가 급등으로 인한 시장경보 조치를 받을 경우 단기간 거래가 묶이기도 하나 상장폐지 사유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장기간 거래가 중지되기도 한다.
이번 달 거래가 묶인 코스닥 종목 대부분은 후자에 속한다. 총 7종목이 ‘상폐 사유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는 실적 악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총 시즌에 돌입하자 감사의견 거절이 쏟아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셀리버리는 최근 당해사업연도 재무내용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연이은 영업적자 상황 등으로 인해 의견거절을 통보 받았다. 회사는 2022년 사업연도 매출액 231억원, 영업손실 668억원을 기록했다.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에스디생명공학의 경우 상폐는 물론 메자닌 채권에 대한 채무 변제마저 하지 못할 상황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폐 위기에 처할 코스닥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1일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기업 33곳이 제출 지연 공시를 낸 상황이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 중 감사의견 비적정이나 상폐도 나올 수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 조짐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달 3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장사는 관리종목 지정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총 시즌 이후 코스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코스닥 상승 배경에는 2차전지 수급이 자리 잡고 있는 데 이들 업종 마저 최근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코스닥 내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고 이미 중소형주로서의 코스닥은 부진한 흐름 보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경기·유동성 등 코스닥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며 박스권 시현시 종목 선택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