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SK하이닉스 주총 맞아 '주주들에게 보내는 레터' 공개
"메모리 업황 부진하지만 체질 개선 기회로 활용할 것"
DDR5 채용 본격화 및 고사양 서버 수요 증가에 대비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글로벌 초일류 반도체 회사로서 위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29일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SK하이닉스 제75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내는 레터'를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를 돌아보며 "팬데믹 영향 및 이에 따른 공급망 차질, 고물가/고금리 등 거시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국가적 경쟁에 기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회사는 업계 선두 수준의 기술과 제품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매출 기록, 더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 차세대 프리미엄 제품 확대 등 성과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노력은 재무적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증가한 44조6000억원을 기록, 연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하반기 시황 악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년 대비 5조6000억원 감소한 6조8000억원에 그쳤다.
박 부회장은 "급격한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해 모바일향에서 PC/서버향으로의 유연한 제품 믹스 전환, 고용량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솔리다임 인수 후 데이터센터향 SSD 강화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D램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힘썼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로 서버향 1anm(나노미터) DDR5 제품의 개발과 제품 인증을 완료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 부회장은 "HBM은 고성능 컴퓨팅 리소스를 요구하는 AI 구현에 필수적인 차세대 전략 제품으로, 업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주요 고객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초격차 수준의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원가 절감을 위한 선단공정 기술 개발도 강조했다. 그는 "1anm 제품은 차세대 공정 기술인 EUV(극자외선)를 사용한 첫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성숙 수율 도달(램프업) 기간을 계획 대비 단축했고, 생산 비중도 2022년 말 20%까지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낸드 사업은 솔리다임 인수 이후 시장점유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장 시장인 엔터프라이즈 SSD 분야에서 더욱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춤으로써 과거 상대적으로 저수익 제품군에서 고수익 제품군으로 수익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박 부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선단 공정인 176단 양산 비중을 작년 말 업계 최고 수준인 60%까지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한편, 업계 최초 238단 4D 낸드를 개발하는 등 SK하이닉스의 낸드 개발 경쟁력은 나날이 굳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메모리 업황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뚜렷하지만 이를 체질 개선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2022년 하반기 이후 고객의 수요 위축과 재고 증가로 메모리 업황은 부진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현재의 상황을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CapEx/OpEx를 효율화하고 이를 통해 내재된 원가절감 역량을 다가올 업턴까지 끌고 갈 수 있도록 경쟁력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고객사의 신규 CPU 출시에 따른 DDR5 채용 본격화 및 고사양 서버 수요 증가, 중국의 리오프닝 등에 따른 거시경제 회복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또한 AI 컴퓨팅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HBM의 경쟁력을 지속 유지/확대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컴퓨팅 아키텍쳐 진화에 맞춰 발전하게 될 PiM, CXL 기반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등 선행 기술/제품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이러한 과정에서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과 경계를 가르지 않는 초협력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제고하고 다가올 AI 컴퓨팅 생태계를 선도하는 업체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패권 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도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지정학적 리스크 센싱 전담 조직을 구축해 글로벌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와 실행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면서 "향후 글로벌 지역별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정학적 리스크 관점에서 최적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수립/실행해 사업 지속성을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성과 공유도 지속할 것을 다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 분기 주당 3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연간 프리 캐시 플로우가 마이너스인 만큼 4분기 배당금으로는 300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연간 주당 배당금은 1200원, 총 배당금은 8252억원이다.
박 부회장은 "앞으로도 비즈 경쟁력 강화를 토대로 Free Cash Flow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주주가치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주주 여러분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ESG 경영 실천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ESG 전략 프레임워크인 ‘PRISM’을 발표한 바 있다. 박 부회장은 "주기적으로 해당 목표들의 진척도를 공유하고, PRISM 기반 ESG 경영 실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SK하이닉스가 걸어온 길 위에 항상 도전이 있었고 우리는 이를 극복하면서 더욱 크게 성장해 왔다"면서 "그 동안 계속된 도전을 극복하며 성장해 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글로벌 초일류 반도체 회사로서 우리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