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유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공식 회동에 항의하는 중국이 대만을 정조준해 무력시위와 제재를 본격화하자 미국이 이에 강력히 맞서고 있는 모양새다.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지난 6일 입법원(국회)에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 68)가 대만 동부 400해리(약 740㎞) 지점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항모의 출현이 중국군 항모인 산둥함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소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추 부장은 현재 산둥함이 대만 최남단인 어롼비 동쪽 200해리(370㎞) 떨어진 지점에 있으며 아직 탑재 항공기의 이착륙 훈련이 포착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산둥함 전단은 앞서 5일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시해협을 통과한 뒤 대만 동남부 해역을 거쳐 서태평양에서 처음 항행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산둥함은 6일 대만을 지나 서태평양에서 훈련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은 지난해 당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때처럼 면적인 대만 봉쇄 작전을 펼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와 최근 유럽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국이 대외개방을 강조하며 경제회복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것이 자국에 불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홍콩링난대 장바오휘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의 대응은 현재로선 해상 당국의 순찰뿐”이라면서 펠로시의 대만 방문 때에 비해 절제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