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2연속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랭킹 24위) 여자배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각) 오전 튀르키예 안탈리아 스포츠홀에서 펼쳐진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차 2차전에서 캐나다(세계랭킹 16위)에 세트 스코어 0-3(17-25 16-25 18-25) 완패했다.
1차전 튀르키예(세계랭킹 7위)에 이어 캐나다전에서도 한 세트 따내지 못하고 패한 한국은 크로아티아(세계랭킹 30위)와 나란히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다.
캐나다 보다 더 강한 튀르키예를 상대로 마지막 세트에서 듀스 접전을 펼치며 희망을 키웠던 대표팀은 캐나다 높이에 막혔다. 블로킹 2-11만 봐도 알 수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한 세트도 20득점 이상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미연(흥국생명) 8점, 박정아(페퍼저축은행) 7점.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 이후 김연경(흥국생명)을 비롯해 김수지(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베테랑들이 대거 은퇴한 뒤 박정아를 주장으로 세운 대표팀은 지난 시즌 VNL 12전 전패를 당했다. 대회 역사상 첫 승점0 팀으로 남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유미 코치가 가세했고, 김연경까지 어드바이저로서 대표팀과 함께하고 있다. 김연경은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도 열심히 훈련했다. 더 나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배구팬들에게 작은 희망을 심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우려만 키우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VNL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세트를 따내 랭킹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오히려 1계단 떨어졌다. 감독이나 코치도 조급해질 수 있고, 선수들도 더 부담을 느끼면서 고전을 이어갈 수 있다.
지난 시즌에는 세대교체 과정 속 나올 수 있는 성적으로 덮을 수 있지만, 이번 시즌에도 지금과 같은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진다면 감독과 선수들을 향한 실망과 비판의 수위는 높아질 수 있다.
지난 시즌의 악몽에서 벗어나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하지만, 코트에서 상대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불과 2경기 치른 상태지만, 결과를 떠나 내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실망스럽다. 자칫 VNL 악몽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패를 안은 한국은 3일 오후 11시 미국과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