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방적으로 흑해 곡물협정 종료를 선언한 러시아를 겨냥해 ‘하느님에 대한 범죄’로 규정하며 협정 복귀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30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삼종기도에서 “흑해곡물협정이 재개되고 곡물이 안전하게 운송될 수 있게 형제인 러시아 당국에 호소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전쟁으로 곡물까지 모든 것이 파괴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계속 기도해달라”고 요청한 뒤 "밀은 인류를 먹여 살리는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에 이는 하느님에 대한 중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형제자매 수백만 명의 절규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전쟁 발발 이후 거의 모든 공개석상에서 러시아의 명분 없는 전쟁을 비난하면서도 러시아와 소통채널은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교황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중재를 위해 특사로 임명한 마테오 주피 추기경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을 방문했으며 러시아로 끌려간 어린이들의 우크라이나 송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흑해 곡물협정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멈춰선 우크라이나산 곡물수출을 위해 그해 7월 체결됐다. 이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에도 3천290만t(톤)의 곡물을 전 세계에 수출했다. 그동안 3차례 연장되며 세계 곡물 급등세를 진정시켜왔다.
그러나 러시아는 지난 17일 일방적으로 협정 탈퇴를 선언한데 이어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등 핵심 곡물항구를 대규모 공습해 수출 인프라까지 파괴하는 비인도적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전세계 밀 가격은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