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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회생절차 개시가 회생 시작 아냐…과제 해결 못 하면 언제든 파산" [디케의 눈물 286]


입력 2024.09.12 05:05 수정 2024.09.12 05:05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법원, 티메프서 신청한 기업 회생절차 10일 개시 결정…대표 대신 제3자 관리인이 경영

법조계 "티메프 제출 회생계획안, 채권자 동의 얻고 인가요건 충족해야…그때부터 회생 시작"

"회생계획안 설득력 없거나 요건 충족 못 했다면 언제든 파산 위험…풀어야 할 숙제 많아"

"티메프, 투자 유치 통한 인수합병 최우선 과제 삼을 듯…무너진 기업 신뢰성 회복 급선무"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류화현 위메프 대표(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

판매대금 미지급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티메프)가 파산을 면하고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법조계에선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곧바로 회생을 시작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회생계획안이 설득력이 없거나 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회생 시작 전후 언제든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상적으로 회생이 이뤄지려면 회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줄 투자 유치와 무너진 기업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법원장 안병욱·부장 김호춘·양민호)는 전날 티메프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또 두 회사의 경영을 대신할 제3자 관리인으로 동양그룹 회생 사건 당시 제3자 관리인을 맡은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를 선임했다.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자 대신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해 달라는 채권자협의회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다. 향후 법원은 티메프가 지고 있는 채무를 확정하는 절차에 돌입한다. 채권자의 경우 다음달 24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온라인과 우편 등으로 채권 신고를 해야 한다.


채권 확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두 회사는 오는 12월 27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이 기업존속가치와 청산가치 등을 산정해 조사보고서를 내면 두 회사가 이를 토대로 계획안을 작성한다. 회생계획안이 채권자와 담보권자의 동의 등 인가 요건을 충족하면 법원은 계획을 인가한다. 이 경우 법원의 관리하에 채무 일부를 탕감받고 나머지 채무는 회사를 계속 운영하며 갚아 나가는 기회를 얻게 된다.


김희란 변호사(법무법인 대운)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곧 두 기업이 회생을 시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티메프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담보권자들의 동의를 얻고 인가 요건을 충족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회생이 시작된다"며 "당장의 급한 불은 껐다고 해도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적지 않다. 회생계획안이 설득력이 없거나 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법원의 결정에 따라 회생 시작 전이나 후 언제든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메프 피해자 검은우산 비대위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영배 큐텐 대표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이어 "채무가 1조원이 넘을 정도로 상당하고 자본이 잠식된 만큼 자체 갱생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두 기업은 우선 회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줄 투자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외부 투자자에게 기업을 매각하고 받은 대금으로 채무부터 갚는 것이다"며 "아울러 정상적으로 회생에 돌입한다고 해도 소비자의 신뢰가 없다면 계획이 무용지물이 되기에 안심할 수 없고 무너진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영재 변호사(법무법인 현림)는 "법인 회생을 신청하는 기본 서류들을 형식적으로 모두 갖췄다면 통상적으로 절차 개시는 문제 없이 이뤄지는 편이다"며 "다만 최종적으로 인가 결정이 나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현재의 청산 가치를 따져봤을 때 회수율이 지극히 미미한 까닭에 티메프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회생 절차로 채권자들을 만족시키고 회생을 인가받기 힘들 수 있다"며 "현실적인 방안으로 인수합병을 통한 외부 자금 유입을 노리고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플랫폼 중개업이 어려운 현실에서 몸집이 큰 두 기업을 누가 사들일 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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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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