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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밤' 행사 대관 도운 민주당 강득구 의원, 직권남용인가 [법조계에 물어보니 513]


입력 2024.10.03 06:11 수정 2024.10.03 06:11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법조계 "대통령 탄핵 독려하는 행사 적극 지원한 정황 있다면…직권남용 위반 처벌 가능성"

"의원실에 돈 지급 후 '대관해 달라'고 했을 가능성은 적은 만큼 청탁금지법 적용은 안 될 듯"

"대관 업무하더라도 현행 수준보단 높은 기준 적용해 부적절한 행사 진행되는 것 막아야"

"대통령 탄핵 목적으로 하는 행사를 국회에서 열었어야 했나는 비판은 피하긴 어려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이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탄핵의 밤' 행사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장소 대관을 도운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법조계에선 대통령 탄핵을 독려하는 행사를 대관해준 것을 넘어 적극 지원한 정황이 있다면 의원회관 대관 목적에 어긋나기에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위반으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전문가들은 시민단체가 의원실에 돈을 지급한 뒤 '대관해 달라'고 했을 가능성이 없기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지 않겠지만, 대관 업무를 하더라도 현행 수준보다는 높은 기준을 적용해 부적절한 행사가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행사는 윤석열 대통령을 올해 안에 탄핵하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행사 당시 진행자는 "(우리가)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 언제 한번 외쳐보겠느냐"라며 "특히 이 자리를 위해 강득구 의원실에서 애를 많이 써줬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윤석열 탄핵발의를 준비하는 의원모임 강득구"라고 인사했고, 참석자들은 환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강 의원이 헌정질서 파괴 행사에 장소 대관을 주선해줬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정권 퇴진 선동"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반면 강 의원은 지난 29일 "본 의원실은 국회가 정한 법과 규칙에 따라 국민께 당신들의 주장을 외칠 공간 대여를 사무적으로 대행해 준 것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국회의원이 시민단체의 대관을 합리적 기준에 맞춰 도와줬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허나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독려하는 행사를 주최한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며 "단순 대관 업무를 떠나 적극 이 행사를 지원한 정황이 있다면 고발 취지가 정당해보인다"고 분석했다.


탄핵의밤 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촛불행동TV

이어 김 변호사는 "고발인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반으로 강 의원을 고발했는데, 이 혐의로 처벌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혐의가 인정돼서 처벌받게 된다면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본 것이기에 처벌 수위는 상당히 높을 것"이라며 "국회의원 신분에서 탄핵 국면을 조성하는 것이 대중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 대관 업무를 진행하더라도 현행 수준보다는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등 부분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시민단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의원실에 돈을 지급한 뒤 '대관해달라'고 했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할 것이다. 허나 이 사안은 그런 경우에 해당하진 않기에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볼 여지는 없다"며 "정상적으로 예정된 행사를 취소시킨 뒤, '탄핵의 밤' 행사를 억지로 추진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변호사는 "다만, 검찰에서 각하 처분을 내리기 위해선 고발 자체가 '행위 없음'이 인정돼야 명백하게 결정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고소인 조사를 한 번 정도는 진행할 여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정당 정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국회에서 '대통령을 비난하고 탄핵을 목적으로 하는 행사를 굳이 열었어야 했나'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양당을 선호하는 지지층 입장에선 생각이 다를 순 있겠지만, 이를 실제로 행했다는 점에선 일반 대중이 봤을 땐 마냥 좋게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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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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