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프랜차이즈 커피, '레드오션' 속 충성고객 확보 전쟁


입력 2024.12.10 07:23 수정 2024.12.10 07:23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카페 10만 시대 코앞…치열한 경쟁

충성고객 확보 위한 묘책으로 풀이

스타벅스 구독서비스 버디 패스 모바일 화면.ⓒ스타벅스 코리아

프랜차이즈 커피업계가 ‘구독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페 10만개’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묘책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혜택을 강화해 매장으로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세계적이다. 원두 수입량은 지난 2020년 17만60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인의 일 중독이 커피를 부르는 요인으로도 해석된다. 2022년 커피 수입액은 역대 최대로 전년 대비 42.4% 늘어난 13억 달러다.


이와 비례해 커피 소비도 매년 늘고 있다. 국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2023년 기준)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커피 소비량(152잔)의 2배가 넘는다. 바쁠 때는 물론 쉴 때도 커피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즉 한국인에게 커피는 기호식품 이상이 됐다.


문제는 국내 커피 전문점 브랜드는 너무 많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는 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커피·음료점은 9만9000곳에 육박했다. 4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해 치킨집 수를 앞질렀다.


실제로 신생 커피 브랜드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점유율 1위 이디야커피가 약 35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가 각각 2000개, 1720개, 빽다방과 더벤티도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이 운영하며 빠르게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공차코리아

업계는 과당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스타벅스, 투썸 등 대형 커피전문점이 생기는 것에 대해 극도로 경계했다면, 이제는 비슷한 저가커피 브랜드가 생기는 것이 업계 공통적인 고민거리가 됐다. 매장 운영 지역마다 저가커피의 수요는 한정적이다.


문제는 자율 규약 도입 말고는 정부가 강제로 출점을 제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정위가 지난 2012년 ‘모범 거래 기준’을 설정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 대해 500m 출점 제한을 도입했다가 “기업 활동에 대한 과도한 제약”이라는 비판이 일면서 2년 만에 폐지한 전례도 있다.


이에 업계는 최근 구독 서비스를 통한 수요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저가 커피 가맹점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크게 높아지자 대형 카페 가맹점들도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공차코리아는 지난달 말 구독 서비스 시범 운영을 마치고 정식 운영을 준비 중이다. 공차코리아는 강남본점, 여의도점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테스트를 시행했다. 구독 서비스 내용은 30일간 오전 11시 이전 방문 시 원하는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도 구독서비스 ‘버디 패스’를 론칭했다. 버디패스는 매일 오후 2시 이후부터 이용할 수 있는 제조 음료 30% 할인 쿠폰과 푸드 30% 할인(1장), 딜리버스 배달비 무료(1장), 온라인 스토어 배송비 무료 쿠폰(2장)으로 구성된 스타벅스 최초의 구독 서비스다.


스타벅스는 구독 서비스 도입으로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지난 10월 버디 패스 론칭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전체 가입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의 평균 구매 금액이 구독 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커피빈 역시 지난해부터 멤버스형 할인 서비스 ‘오로라 멤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회비 4만 원을 내면 무료음료권 2매, 샌드위치 무료교환권 1매, 조각케이크 무료교환권 1매, 사이즈업 쿠폰 3매 등을 제공하는 ‘오로라 멤버십 3기’를 시작했다.


향후에도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 구독서비스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매일 아침 커피를 구매하는 소비자 발걸음이 저가커피로 향하고 있어서다. 또 정기적인 매출 흐름을 보장해 기업 입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는 이유에서 더욱 선호도가 높다.


커피 구독 모델은 편의점 업계도 도입한 상태다. 몇 천원 수준의 월 구독료를 내면 제품 가격을 20~30% 깎아준다.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나 도시락이 구독 상품의 주력 판매 제품이다. CU의 경우 구독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아 저가 커피 전문점을 많이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맞춰 대형 카페들도 가성비를 중요하게 따지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 구독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