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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도 살 떨린 가혹할 수밖에 없던 SF전


입력 2013.04.04 08:06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미국 첫 무대 챔피언 타선 만나 긴장

커쇼에 당한 SF 타선 집중력 극대화

류현진의 두 번째 등판은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의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은 절반의 성공이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개막 2차전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안타를 10개 맞으면서도 3실점(1자책) 5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42.

비록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고, 안타는 10개나 맞았지만 자책점은 단 1점이었다. 연속 출루를 허용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특히, 1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내셔널리그 MVP 버스터 포지를 병살로 처리하고 6회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데뷔전 백미였다.

류현진은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대단한 호투, 그 상승세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데뷔전에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달랐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타자 집중력은 달랐고, 일발장타 위주의 에인절스 타선과 정교한 배팅의 자이언츠 타선은 달랐다.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퍼펙트 피칭을 했던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불안했던 이유는 이 때문이다. 신인이 감당하기엔 다소 불리한 몇 가지 요인이 있었다.

류현진이 두둑한 배짱을 지닌 투수지만, 전혀 다른 환경에서 치르는 첫 경기는 긴장될 수밖에 없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도 "오랜만에 크게 긴장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경기 내내 로케이션이 높게 형성됐다. 긴장한 탓에 특유의 좌우와 상하 로케이션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한가운데나 높은 쪽으로 들어오는 실투는 여지없이 샌프란시스코 우타자의 간결한 스윙에 걸려들었다.

2선발로서의 부담도 컸다. 사실 류현진은 다저스에 입단할 당시에도 2선발이 아니라 3~5선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시범경기의 호투, 그리고 잭 그레인키와 채드 빌링슬리의 부상 등으로 신인이 2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두둑한 배짱의 류현진이라도 데뷔전은 과도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야유를 듣기도 했다.

세 번째는 왼손 선발의 연속 등판이라는 점이다.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투구가 눈에 이미 익은 상태에서 류현진의 다음날 선발 등판은 어드밴티지가 사실상 없다. 전날 커쇼에 당한 샌프란시스코 브루스 보치 감독은 왼손투수용 라인업을 짰다. 1번 앙헬 파간부터 7번 안드레스 토레스까지 전부 우타자였다. 8번 브랜든 크로포드만 유일한 좌타자. 상대 선발인 좌완 메디슨 범가너마저 우타석에 들어섰다.

전날 커쇼에 완봉패 수모를 당했던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방망이가 큰 스윙이 아닌 짧은 스윙으로 전환된 이유도 전날 완봉패로 인해 타자들의 집중력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좌완 선발에 바로 이은 좌완은 어드밴티지보단 불이익이 더 클 수밖에 없는 로테이션이다. 게다가 커쇼의 환상적인 역투와 결승 홈런 등 선발투수 한 명이 투타 모두를 지배한 경기에 이어 등판한 류현진의 부담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전매특허인 정교한 로케이션과 체인지업, 그리고 제2의 변화구인 슬로 커브등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첫 데뷔전, 그리고 디펜딩 챔프, 커쇼의 호투로 인한 부담, 2선발의 막중한 임무 등 신인이 감당하기엔 다소 과도했던 부담 탓일 가능성이 크다.

이제 막 빅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큰 산 두 개를 동시에 넘어섰다. 데뷔라는 살 떨리는 무대와 최강의 난적 샌프란시스코 우타자들과의 첫 만남이다. 큰 산 두 개를 한꺼번에 넘어 그 다음 적응 과정은 오히려 편안하게 밟을 수 있다. 에인절스 전에도 첫 대결에선 실패했지만 두번째 만남에서는 압도했다.

적응한 류현진은 적응 안 된 그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구위 자체가 좀 더 올라와야 한다. 현재 평균 89마일(143km/h)의 포심 구속을 90마일(145km/h)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직구가 빨라져야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느린 커브도 위력을 발한다.

류현진의 두 번째 등판은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객관적인 전력상 피츠버그는 샌프란시스코보다 훨씬 수월한 상대다. 지난 시즌 79승 83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샌프란시스코에 비하면 상대적 약체다. 괴물 특유의 ‘배짱투’가 피츠버그전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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