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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5개’ 무면허 김민우가 끼얹은 찬물?


입력 2013.06.10 09:18 수정 2013.06.10 14:33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물의..팀 분위기 해쳐

잘 나가던 넥센..공교롭게 한 경기 최다실책

김민우 ⓒ 넥센 히어로즈

'2013 프로야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는 올시즌 이렇다 할 고비가 없었다.

안정된 투타 밸런스와 팀워크를 앞세워 최근 선수단 분위기도 매우 좋았다. 하지만 순항하던 넥센에 뜻하지 않는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9일 내야수 김민우가 '무면허 음주운전'을 저질러 경찰에 입건된 것.

김민우 사건은 사고 자체만으로도 문제지만 죄질이 몹시 나빴다. '무면허'에 '음주운전'만으로도 이미 큰 잘못인데 사고를 저지르고 합의과정에서 사실이 탄로날게 두려워 워 자취를 감췄다.

더구나 김민우는 지난해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비난이 더욱 거세다. 팀이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고참급 선수로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 망정, 자신과 팀은 물론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미지에도 먹칠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넥센의 발빠른 후속 대처다. 보통 프로 구단들은 이번 사고가 벌어질 경우, 여론의 눈치를 보며 파문을 최대한 덮는데만 급급했다. 하지만 넥센 구단은 이례적으로 반나절만에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김민우에 대한 자체 징계 내용을 확정했다.

벌금 1000만원과 30경기 출장정지, 2군행 강등은 구단은 그동안 구단 자체적으로는 최고수준의 중징계였다.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나 KBO의 공식 징계가 나오기 한 발 앞서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도 돋보였다.

사안이 워낙 뚜렷해 변명의 여지가 없기도 했지만, 이례적일만큼 넥센 구단의 단호한 대처는 부절적한 처신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팀분위기를 해친 선수에게 무조건적인 '제 식구 감싸기'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있다.

아울러 김민우 파동으로 자칫 흐트러질수있는 팀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본보기로서 경고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여기에는 사령탑 염경엽 감독의 단호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넥센의 신속한 대처에도 김민우 파동의 후유증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넥센은 9일 서울 목동구장서 열린 KIA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무려 실책 5개를 저지르며 자멸했다. 5실책은 넥센의 창단 이후 한 경기 최다기록. 공교롭게도 김민우를 대신해 1군에 콜업된 내야수 신현철이 혼자 실책 2개를 저절렀다.

김민우 사건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던 넥센이 갑작스럽게 무너진 타이밍은 오비이락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경기 전부터 김민우 사건이 알려진 직후 넥센의 라커룸은 무거운 기류가 흘렀고 선수들 간의 대화도 많지 않았다. 침체된 분위기가 경기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대목이다.

올 시즌 초보 감독 신드롬을 일으키며 넥센 돌풍을 주도했던 염경엽 감독으로서도 첫 시험무대에 올랐다. 김민우 사건은 염경엽 감독이 줄곧 선수단에 강조해왔던 '자율 속의 책임'이라는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김민우에 대한 중징계를 직접 결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선수단 관리를 제대로 하지못한 전적으로 감독의 책임"이라고 스스로를 질타했다. 올시즌 특별한 고비가 없었던 넥센으로서는 자칫 흔들릴 수 있는 팀분위기를 빠르게 정상궤도로 돌아오도록, 염경엽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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