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 잠자리를 거부해온 남편에게 이혼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와 화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단독 정용신 판사는 아내 A 씨가 남편 B 씨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B 씨는 A 씨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 씨가 10여년 이상 성관계가 없었음에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문제 해결을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감정적, 육체적으로 A 씨를 냉대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결혼한 두 사람은 결혼 1년 후에도 아기가 생기지 않았고, 이에 A 씨는 B 씨에게 아이를 입양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B 씨는 A 씨가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오해하며 10년 이상 잠자리를 전혀 갖지 않았다.
B 씨의 이런 태도에 지친 A 씨는 B 씨를 설득해 지난 2011년~2012년에 교회에서 진행하는 부부 상담을 함께 받았으나 B 씨의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결국 A 씨는 지난해 1월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9월 집을 나왔다.
B 씨는 이외에도 맞벌이를 이유로 각자 수입을 각자 관리하자며 A 씨에게 고정적인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집에 늦게 귀가할 때도 A 씨에게 이를 알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오랜 대화 단절과 이혼 소송으로 신뢰가 상실돼 관계가 쉽게 극복되기 어렵게 보인다”며 “A 씨가 강력하게 이혼 의사를 밝히고 있고, 이혼을 반대하는 B 씨 외형상 법률혼관계만을 유지하려고 하고, 관계 개선에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