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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대우조선 살리다 남은 상처 '셋'


입력 2017.04.20 06:00 수정 2017.04.20 06:50        부광우 기자

1년 반 동안 13조6900억 금융지원…부실채권 10조 넘어서

"추가 지원 없다" 공염불 오점…자본시장 원리 파괴 지적도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내 놓은 지원 방안이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는 데 성공하면서 침몰 위기에 빠졌던 대우조선해양은 다시 한 번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됐지만, 두 국책은행에는 큰 상처들이 남았다.ⓒ게티이미지뱅크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내놓은 지원 방안이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는 데 성공하면서 침몰 위기에 빠졌던 대우조선해양은 다시 한 번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됐지만, 두 국책은행에는 큰 상처들이 남았다.

1년 반 동안에만 13조원이 넘는 금융지원을 펼치는 사이 두 은행이 안게 된 부실채권만 10조원을 넘어섰다. 추가 지원은 절대 없을 것이라던 공언은 공염불이 되면서 오점으로 남았고, 채권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 시장 원리마저 깨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18일 5회에 걸쳐 진행된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이로써 대우조선은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 위기에서 벗어나,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신규 자금 2조9000억원을 지원받게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직접적인 자금 수혈과 출자전환 등, 지금까지 산은과 수은이 대우조선에 제공한 금융지원 규모는 13조6900억원에 이르게 됐다.

산은과 수은은 2015년 10월 처음으로 대우조선에 신규자금 4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1년여 뒤인 지난해 말 산은이 1조8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시행하고 수은이 1조원의 영구채를 매입하면서 대우조선은 2조8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그리고 불과 5개월 만인 지난 3월 정부와 산은은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대우조선 사채권자들에게 2조9000억원의 출자전환과 나머지 채무 8900억원에 대한 만기 연장을 요구하는 방안을 추가 발표했다. 이번에 사채권자 집회에서 이 안건이 통과되면서 대우조선에 대한 각종 금융지원 규모는 1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부실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10조3668억원으로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기 전이었던 2014년 말 5조2274억원과 비교해 98.3%(5조1394억원) 급증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 과정에서 산은과 수은의 여신 건전성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산은과 수은의 부실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10조3668억원으로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기 전이었던 2014년 말 5조2274억원과 비교해 98.3%(5조1394억원) 급증했다. 산은의 경우 3조782억원에서 4조5976억원으로 49.4%(1조5194억원), 수은의 경우 2조1492억원에서 5조7692억원으로 168.4%(3조62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른 산은과 수은의 여신 대비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말 평균 4.04%로 2014년 말(2.25%) 대비 1.79%포인트 상승했다. 산은은 2.49%에서 3.56%로, 수은은 2.02%에서 4.52%로 각각 1.07%포인트, 2.50%포인트 올랐다.

대우조선을 지원하며 두 국책은행에 남은 아픔은 재무적 타격만이 아니다. 산은은 처음 대우조선에 신규 자금을 수혈할 당시, 향후 추가적인 지원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었다. 그런데 불과 1년여 만에 지원이 더해지면서 스스로 말을 뒤집은 모양새가 됐다. 대우조선을 파산시킬 경우 59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가게 되고 국내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란 논리에도, 책임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지원방안 간담회에 참석해 방안을 발표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특히 이번 채무재조정 합의의 캐스팅보트였던 국민연금공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자본시장의 원리마저 저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산은의 이번 고육지책이 앞으로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산은은 사채권자 집회 막판까지 국민연금이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사실상 회사채의 원리금 보장을 약속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사채권자 집회 등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대우조선 청산가치에 해당하는 약 1000억원을 별도 계좌에 예치하고, 제 3자 명의의 별도 계좌를 개설해 첫 상환이 도래하기 전달 말 해당 사채 상환을 위한 상환자금을 예치한다는 내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본적인 시장 원리에 따르면 회사채 투자는 투자자 스스로가 그 위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또 다른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이번 사례를 들며 형평성 차원에서 원리금을 보장해달라는 요구가 계속될 것이며, 결국 산은 스스로가 원칙을 깬데 따른 책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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