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솟구치는 리버풀, 그토록 바라던 ‘언성 히어로’


입력 2017.09.08 00:02 수정 2017.09.08 06:51        데일리안 스포츠 = 서현규 객원기자

포지션 이동한 바이날둠, 성공적인 변신

눈에 띄지 않지만 그라운드 내 살림꾼

이번 A매치 휴식기를 맞이하기 전까지 지난 2주간 리버풀이 선보인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리버풀은 세 차례 리그 경기와 2번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4승 1무라는 성적을 거뒀다. 그 결과 올 시즌 리그 3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호펜하임을 1~2차전 합계 6-3으로 꺾으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러한 리버풀의 승리 행진에는 '언성 히어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의 공을 빠뜨릴 수 없다. 가끔씩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긴 하지만 그는 올 시즌 엄연한 핵심 멤버로 자리 잡고 있다.

팬들을 열광시켰던 리버풀의 지난 5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한 선수는 단 5명이었다. 센터백 마팁과 중앙 미드필더 헨더슨, 그리고 팀의 중원을 장악하는 바이날둠과 공격 라인의 피르미누, 마네였다.

공격시 바이날둠의 주 할당 공간 공격시 바이날둠의 주 할당 공간

바이날둠은 4-3-3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활약해왔다. 그는 뉴캐슬 시절 윙어를 주 포지션으로 삼았을 만큼 뛰어난 공격적 능력을 갖춘 선수였지만, 리버풀의 왼쪽 미드필더로 변신한 이후로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보단 주변 동료들을 성실하게 보좌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 시 왼쪽 미드필더 공간을 전문적으로 맡았다. 이는 윙어 마네가 직선적인 성향을 띠기 때문에 스트라이커 피르미누와의 거리가 벌어지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었다.

또한 수비력에 대해 많은 의문부호를 남겼던 왼쪽 윙백 알베르토 모레노의 오버래핑도 어느 정도 커버할 수도 있었다. 만약 마네가 중앙으로 좁히고 모레노가 왼쪽 윙어 지역까지 올라갔다면, 바이날둠은 헨더슨과 함께 센터백과 모레노의 사이 공간을 수비했다.

훌륭한 공격적 퍼포먼스를 보여준 지난 아스널과의 리그 경기에서는 총 8번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이는 양 팀 선수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였으며, 경기장을 좌우로 나누어 볼 때 왼쪽 진영에서 6번을 성공시켰다.

팀을 보좌하는 바이날둠의 위치 선정 팀을 보좌하는 바이날둠의 위치 선정

바이날둠은 헨더슨처럼 볼을 많이 만지고, 전방으로 정확한 패스를 찔러주는 유형의 미드필더가 아니다. 중원에서 항상 광범위한 활동량을 기록하지만 그가 이번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볼 터치 수를 기록한 경기는 호펜하임과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단 한 번이었다.

그럼에도 바이날둠은 볼이 없는 상황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줄 수 있는 선수다.

만약 윙어 마네가 중앙으로 좁혀와 볼을 받는다면 바이날둠은 2가지 형태로 움직였다. 첫째는 직접 왼쪽 측면으로 벌려 마네에게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해주는 것이었고, 둘째는 오버래핑을 올라온 모레노의 뒷공간을 커버해주는 방식이다.

또한 폴스 나인이라 할 수 있는 피르미누가 밑선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해준다면 순식간에 공격수 자리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는 상대 센터백들의 시야를 분산시켜 피르미누를 더욱 자유롭게 풀어주는 계기가 됐다.

표면적으로는 특출난 재능이 없는 선수로 보일지 몰라도 그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리버풀 선수들은 누구보다 그를 훌륭한 동료로 치켜세운다. 모처럼 등장한 ‘언성 히어로’에 리버풀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서현규 기자 (toru_100@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서현규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