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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원 프렌치 불독 사건 왜 분노가 더 확산되나


입력 2017.10.23 09:48 수정 2017.10.23 10:17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닭치고tv>개에 대해 불편해하는 사람들의 억눌린 감정 분출 계기

지난 21일 SBS '뉴스8'은 지난달 30일 최시원의 프렌치 불독이 한일관 대표의 정강이를 물던 순간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 CCTV를 공개했다. SBS '뉴스8' 동영상 화면 캡처. 지난 21일 SBS '뉴스8'은 지난달 30일 최시원의 프렌치 불독이 한일관 대표의 정강이를 물던 순간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 CCTV를 공개했다. SBS '뉴스8' 동영상 화면 캡처.

최시원 가족의 반려견에게 물린 한일관 대표가 숨졌다는 소식에 큰 파문이 나타났다. 그동안 개물림 사고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경각심이 커졌었다. 해외에서 맹견에 대한 규제가 강한 것처럼 우리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런데 이럴 때 논의의 대상이 되는 개는 대형견이었다. 덩치가 큰 개, 사냥개, 투견 등이 문제가 됐던 것이다.

최시원 가족의 개는 그런 대형견이 아니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크다. 프렌치 불독인데 요즘 여성들에게도 사랑 받는 대표적인 반려견이었다. 무섭다는 느낌보단 귀엽다는 느낌이 더 강한 견종이다. 연예인들도 많이 기르고, 아파트 거실에서 아이와 함께 키우기도 한다.

이런 종류이기 때문에 최시원 가족이 개의 위험성을 간과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최시원 가족이 평소에도 목줄을 하지 않은 채 산책을 시켰다는 주장이 나오고, 심지어 최시원 가족 스스로 해당 개에게 사람을 무는 버릇이 있다는 SNS 글을 올린 적도 있다. 이특도 최시원 개에게 물렸다는 글을 올렸었다. 이것은 그렇게 위험한 개를 부주의하게 방치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자주 사람을 물었어도 그동안 별일 없었기 때문에 위험성을 몰랐다고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작은 개가 사람 무는 것에는 크게 신경을 안 쓰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작은 개가 무는 것을 애교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과거 샌들을 신고 가다가 작은 개에게 발을 물렸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넘어갔다. 이번 사건은 작은 개라 하더라도 결코 방심하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개나 고양이의 입엔 세균이 있기 때문에, 상처가 작더라도 그 균이 우리 몸에 들어와 증식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한다. 개주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으로 최시원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시원과 그의 아버지가 사과글을 발표했는데, 아버지의 사과문이 문제였다. 글 가운데에 ‘치료과정의 문제나 2차 감염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정확한 사인을 단정 짓기 어려운 상태라 들었다’는 문구가 있었다. 이것은 마치 자신들의 개로 인해 빚어진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지금 개주인의 입장에선 사과만 해야지 다른 의혹을 제기할 시점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물린 다음 통원치료하다가 6일이 지나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치료과정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최시원 가족 입장에선 그동안 친지들이 많이 물렸어도 별 탈 없었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의아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사고 이후에도 최시원 가족이 개를 목줄 없이 산책시키고 개의 생일파티까지 열어줬다는 것이 알려지며 최시원이 사이코패스 아니냐는 비난까지 나온다. 심지어 사망 이후에 개 생일파티를 열었다고 알려지며 비난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보였고, 산책 사진이나 생일파티는 물림 사고와 사망 시점 그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만약 물린 사람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알면서도 태연히 그렇게 했으면 죄질이 아주 나쁘다. 하지만 평소에 있던 가벼운 물림 사건 정도였고 물린 사람이 통원치료 중이라는 수준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사이코패스라고 낙인찍을 일은 아니다. 비난할 때 하더라도 사실관계는 정확히 해야 한다.

어쨌든 가벼운 사고건 큰 사고건 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이번 사건은 대형견뿐만 아니라 소형견, 귀여운 개도 아주 주의해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가끔 공격적인 성향의 작은 개를 귀엽다며 데리고 다니는 개주인들이 있다. 정말 위험하다.

일부 개주인들은 개를 ‘우리 애기’라며 개에 대해 불편해 하는 사람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런 것에 누적된 짜증이 이번 사건으로 터져나왔다. 한고은은 사람이 죽은 이런 사건에서조차 개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대중 분노의 유탄을 맞았다. 대중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수준으로 반려동물을 아끼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대한 혐오 정서를 키운다.

반려동물 시장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는데 성숙한 문화와 제도정비가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반려동물 주인들이 자기 동물보다 다른 사람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사건은 계속 터질 것이다. 아무튼, 귀여운 개도 개는 개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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