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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나나 "배우로서 자신감 제로, '채찍질' 해야죠"


입력 2017.11.24 09:12 수정 2017.11.25 19:03        부수정 기자

영화 '꾼'서 '비주얼 현혹꾼' 춘자 역

선배들 사이서 튀어 보이지 않게 노력

영화 '꾼'에 출연한 나나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너무 떨린다"고 말했다.ⓒ쇼박스 영화 '꾼'에 출연한 나나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너무 떨린다"고 말했다.ⓒ쇼박스

영화 '꾼'서 '비주얼 현혹꾼' 춘자 역
선배들 사이서 튀어 보이지 않게 노력


"제가 소심하고, 자신감도 없어요. 저에 대한 기대치도 바닥이었죠."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연기자 나나(26·임진아)는 자기 자신에 대해 엄격했다. 화려한 외모를 지닌 그의 입에선 의외의 답이 나왔다. '자신감이 없다'는 것. 걸그룹으로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연기자로선 고작 두 작품에 출연했다는 이유에서다.

2009년 애프터스쿨 싱글 앨범 '너 때문에'로 데뷔한 나나는 지난해 방영한 tvN '굿와이프'에서 김단 역을 맡아 호평을 얻었다.

전도연의 안방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드라마에 나나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왜 나나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나나는 반전의 연기력과 매력으로 보란 듯이 우려를 깼다. 이후 수많은 러브콜을 받은 그는 영화 '꾼'(장창원 감독)으로 스크린에 첫 데뷔한다.

'꾼'은 피해 금액 4조원, 피해자 3만명에 이르게 한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사기꾼과 검사가 함께 벌이는 범죄 사기극이다. 나나는 극 중 '거침 없는 비주얼 현혹꾼' 춘자로 분했다. 비주얼 현혹꾼에 어울리게 가만히 앉아있어도 끌리는 매력을 발산한다. 아울러 각양각색의 패션을 자유자재로 소화해내며 관객들을 유혹한다.

영화 '꾼'에 출연한 나나는 "극에 잘 어우러졌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쇼박스 영화 '꾼'에 출연한 나나는 "극에 잘 어우러졌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쇼박스

16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나나는 "시사회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너무 떨린다"며 "줄거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랐을 정도로 내 부족한 부분만 보였다"고 웃었다.

이어 "이야기 자체의 재밌고, 신나는 부분은 잘 담긴 듯하다"며 "영화는 만족스러운데 내 연기는 아직도 부족하다. 나만 느낄 수 있는 긴장한 표정이나 부자연스러운 행동이 보였다.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고 했다.

'굿와이프' 이후 드라마 '사자'와 영화 '꾼을'을 선택한 그는 "이전보다 더 신중하게 생각한 뒤 작품을 택했다"고 했다. "'굿와이프' 때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부족한 점만 보이거든요. 자신감이 없어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하다 보면 내 강점과 약점을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연기에 집중하고 공부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어요."

평소 댓글을 잘 안 본다는 그는 '굿와이프' 방영 당시엔 댓글을 봤단다. 대중이 '연기자 나나'에게 내리는 평가가 궁금해서다. "전도연 선배의 복귀작이기도 했고, 대선배들이 출연하는 작품에 피해가 될까 봐 걱정했어요. 연기력 논란이 일면 어떡하지 싶었고요. 근데 예상 밖 좋은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내가 이런 칭찬을 받아도 되는 건가?', '잘하는 게 맞는 건가?' 싶었어요. 저도 행복했고, 주위 분들도 좋아해 주셨어요. 꿈만 같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전도연은 '연기 멘토'가 됐단다. '꾼' 출연이 결정된 후 대략적인 줄거리를 얘기했더니 '잘할 수 있다', '준비 철저히 하라'는 응원과 조언을 했단다. 롤모델로 전도연이다. 전도연 특유의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연기를 좋아한다고.

나나는 영화 '꾼'에서 비주얼 현혹꾼 '춘자'로 분했다.ⓒ쇼박스 나나는 영화 '꾼'에서 비주얼 현혹꾼 '춘자'로 분했다.ⓒ쇼박스

'꾼'에는 나나 외에 현빈, 유지태, 안세하, 배성우 등이 나온다. 나나가 가장 신경 쓴 건 꾼들 사이에서 튀지 않는 것이다. 잘 어우러지는 게 관건이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어요. 촬영장에서 너무 떨렸는데 '굿와이프' 때 함께 호흡한 유지태 선배가 '잘할 수 있다', '잘하면서 왜 그러냐' 등 자신감을 북돋아 줬어요. 선배들이 만들어 주신 편한 분위기 속에서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극 중 춘자는 '비주얼 현혹꾼'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게 화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평소에는 청바지와 재킷으로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누군가를 속일 때는 다양한 의상과 소품을 더한다. 메이크업도 상황에 맞게 연출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춘자는 통통 튀는 캐릭터가 됐다.

사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나나는 보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듣지 않느냐고 묻자 나나는 "처음 듣는다"며 수줍게 웃었다.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는 말이라서 기분이 좋아요. 춘자의 매력이 배가 됐으면 합니다."

현장에서 홍일점 역할도 톡톡히 했다. "감독님께서 항상 칭찬해주셨어요. 다들 귀엽다고 해주셨고, 늘 사랑받았습니다. 호호. 힘들었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박성웅과 함께한 만취 연기도 화제였다. 자칫하면 오글거릴 수 있는 장면을 매끈하게 표현했다. "박성웅 선배님 덕에 촬영을 빨리 끝냈어요. 애드리브도 생각하면서 연기했고요. 어떻게 하면 과감하면서도, 귀엽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나나는 연기자의 기본인 발성과 대사 전달력이 좋다. 그는 "연기를 시작할 때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작품에선 자신감 넘치는 춘자의 말투를 따라 해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무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한 그는 "가수는 무대 위에서 3분 안에 무언가를 표현한다"며 "연기는 또 다른 분야다. 멤버들한테 도움을 받으면서 연기 수업도 받고, 연기 공부도 했는데 하면 할수록 하고 싶어졌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영화 '꾼'에 출연한 나나는 "'나나만의 색깔로 춘자를 잘 표현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쇼박스 영화 '꾼'에 출연한 나나는 "'나나만의 색깔로 춘자를 잘 표현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쇼박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대중뿐만 아니라 멤버들조차 나나를 걱정했다고. "기대치가 낮았죠. 제가 자신감도 없어서 멤버들이 많이 걱정했어요. 의외의 호평을 얻고 멤버들이 좋아했죠. 부러워하기도 했고요."

연기자로 활동하면서도 본명이 아닌 나나라는 이름을 고집한 이유가 궁금했다. "19살 때 데뷔해서 이 자리까지 온 건 '나나' 덕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이름이라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아요. 많은 분이 사랑하는 나나라는 이름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작품에서 선보인 김단과 춘자는 걸크러시(여자가 봐도 멋있는 여자) 캐릭터다. 인터뷰 내내 조곤조곤 얘기한 나나는 '여성여성'했다. "중요한 인터뷰라서 진중하고, 솔직하게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요. 성격은 작품을 따라가는 듯해요. 춘자로 살 때는 밝아졌어요. 캐릭터에 제 실제 모습이 다 반영된 것 같아요."

대중이 궁금해하는 '아름다움의 비결'을 물었다. "시간 날 때마다 관리해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피부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선 어떤 평가를 얻고 싶을까. 그는 "'나나만의 색깔로 춘자를 잘 표현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극에 잘 어우러진 모습을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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