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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과시’ 김신욱, 더 높이 날기 위한 조건은?


입력 2017.12.10 06:34 수정 2017.12.10 07:5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중국 상대로 ‘1골 1도움’ 맹활약

체력적인 보완 등 과제도 많아

중국을 상대로 동점골 기록한 김신욱이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중국을 상대로 동점골 기록한 김신욱이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신욱이 모처럼 대표팀에서 펄펄 날며 러시아 월드컵 본선 합류 가능성을 높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9일 오후 4시 30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 중국과의 맞대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중국에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김신욱과 이재성이 잇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체력과 집중력 저하에 발목이 잡히며 동점골을 헌납, 승점 1을 따내는 데 만족했다.

신태용 감독은 야심차게 대회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첫 경기부터 수많은 숙제만 안았다. 부족한 체력, 급격히 벌어지는 공수 간격, 반복되는 수비진의 실수 등 본선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그나마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신욱이 자신의 몫을 해내며 공격진에 또 다른 옵션으로 떠올랐다.

이날 김신욱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이른 시간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 12분, 이명주의 패스를 이어받은 이재성이 재빠른 드리블로 수비와 골키퍼의 시선을 빼앗았다. 그 사이 골문으로 달려든 김신욱이 이재성이 짧게 내준 볼을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전반 19분에는 도움을 기록했다. 김신욱은 주세종이 후방에서 길게 넘겨준 볼을 머리로 따내 연결했고, 이를 이재성이 슈팅으로 연결해 골문을 열었다. 김신욱의 높이가 수비의 시선을 빼앗았고, 롱패스를 키패스로 뒤바꾼 헤더가 돋보였다.

김신욱은 공격 포인트뿐 아니라 경기력도 훌륭했다. 그는 중앙에만 머물지 않고, 좌우 측면을 활발히 오갔다. 이명주와 이재성 등 빠른 선수들이 김신욱이 빠진 공간을 활용하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박스 안쪽에선 압도적인 높이와 힘을 바탕으로 중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정확한 헤더로 이명주와 이재성 등 빠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도 있었다.

김신욱은 과거처럼 연계 플레이에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날은 스트라이커다운 욕심도 드러냈다.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시도했다. 큰 신장을 활용한 헤더보다 발을 활용한 슈팅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크로스를 가슴 트래핑에 이은 발리슛으로 연결하는 등 자신감도 넘쳤다.

그러나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월드컵 본선 명단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선, 체력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김신욱은 시작부터 활동 폭을 넓게 가져갔고, 압박에도 성실히 임했다. 그러다 보니 후반전에는 활동량이 급격히 줄었다. 안 그래도 느린 스피드가 더 도드라졌고, 오프사이드에 걸리는 모습도 잦았다. 신체조건만 돋보인 과거의 모습과 비슷했다.

공중볼 경합 시, 손을 사용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압도적인 신체 조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김신욱의 가치는 떨어진다. 상대가 거칠게 나오고 두 명 이상의 수비가 붙더라도 버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날 김신욱은 정확한 헤더만큼이나 불필요한 반칙으로 공격 기회를 무산시키는 장면도 상당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이후 기억에 남을만한 세트피스 득점이 없다. ‘주포’ 손흥민은 헤더에 약점이 뚜렷하고, 이근호와 황희찬 등도 세트피스에 강하지 않다. 세트피스 득점은 우리보다 전력이 강한 스웨덴과 멕시코, 독일을 상대하는 데 큰 힘이 되는 만큼 김신욱의 활약이 요구된다.

그래도 2014년 1월 25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 이후 득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약 3년 11개월여 만에 골 가뭄에서 탈출한 김신욱이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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