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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롯데, 답 안 나오는 2번 문규현


입력 2018.05.29 15:25 수정 2018.05.29 15:26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강한 2번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롯데 야구

득점력 높이는 타순 구성이 필요

OPS.613으로 부진한 문규현 ⓒ 롯데 자이언츠 OPS.613으로 부진한 문규현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KBO리그에서 기복이 가장 심한 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롯데팬들은 우스갯소리로 좋은 분위기를 탈 때에는 '양키스가 와도 이기는 팀'이 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고등학생과 붙어도 질 것 같은 팀'이 된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시즌 개막 후 7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떨어졌던 롯데는 7연속 위닝 시리즈의 바람을 타고 반등에 성공했다. 당시에는 상대하는 팀을 가리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개막 2연패를 안겼던 상대인 SK를 상대로 이후 5경기 3승 2패 수확이 그 증거다.

문제는 이후다. 5월 18일 이후 두산과의 치열한 주말 3연전 이후 롯데는 분위기가 한 풀 꺾이고 말았다. 상위권 팀들에게도 강세를 보이며 4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롯데는 두산전에서 기세가 꺾인 후 최하위 삼성와의 시리즈를 모두 내주고 말았다. 또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팀 분위기가 최악이었던 넥센에게도 위닝시리즈를 내주며 현재 롯데는 8위까지 다시 밀려난 상태다.

하락세가 계속되자 그간 반등에 가려 있던 선수기용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바로 타순 문제다. 현대 야구에 있어서 타순의 역할 중 가장 크게 변화를 받은 것은 바로 '2번 타자'다. 과거에는 1번 타자와 클린업트리오를 잘 연결해주기 위해 번트를 주로 잘 대고 작전수행 능력이 좋은 타자가 배치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득점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팀 타선 중 뛰어난 공격력을 보이는 타자들이 들어가는 것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를 앞세워 리그를 파괴했던 몇 년 전의 삼성이 바로 좋은 예시다. 4월 중순 이후 주로 2번 타자로 기용되고 있는 문규현은 전형적인 전자의 경우다.

롯데 주요 선수 OPS 순위(규정타석 70%이상 충족 기준) 기록 출처=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롯데 주요 선수 OPS 순위(규정타석 70%이상 충족 기준) 기록 출처=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문규현은 현재 0.613의 저조한 OPS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그에서는 물론이고 롯데 주요 타자들 중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재 준 주전급으로 경기에 나오고 있는 롯데 야수들 중 문규현보다 낮은 OPS를 기록한 선수는 올 시즌이 1군 무대 첫 경험인 신인 한동희와 나종덕 뿐이다.

물론 롯데 벤치 입장에서도 문규현을 기용한 것이 최선의 결정은 아니었다. 당초 롯데는 번즈나 손아섭에게 번갈아가며 2번 타자 역할을 부여하고 채태인, 이대호, 전준우 등으로 중심타선을 구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번즈가 전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애초 계획이 무너지고 말았다. 즉, 문규현 투입은 최선이 아닌 차선책일 뿐이다.

문제는 이 차선책 역시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있다. 작전 수행 능력이 좋다고 평가받는 문규현은 6개로 현재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희생번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실패 횟수 역시 6개로 성공률이 50% 밖에 되지 않는다.

그간 롯데가 반등세를 보이기에 2번 타자 문규현에 대한 지적이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타고투저 흐름에 역행하는 조원우 감독의 타순 구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롯데는 득점생산력이 낮은 문규현을 2번 타자로 기용하지만 선수 본인은 전통적인 2번타자의 역할마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규현이 중용되는 것은 롯데의 내야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탓도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지난해에 비해 한결 사정이 나은 편이다. 전천후 내야수 신본기가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격수를 신본기로 고정하고 2, 3루에는 번즈, 문규현, 김동한, 황진수,한동희 중 컨디션이 좋은 선수로 타선을 구성하면 좀 더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 유격수마저 돌려막기를 해야 했던 지난해에 비하면 오히려 사정이 나아진 셈이지만 비효율적인 선수기용으로 어려움을 자초하고 있는 꼴이다.

문규현은 2002년 입단 이후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롯데에서만 15시즌을 뛰고 있는 선수다. 그는 분명히 최근 몇 시즌동안 롯데에 공헌한 선수임이 분명하다. 한 시즌에 컨디션이 올라온 한 달 가량은 무서운 활약을 보여주며 '문대호'라 불리며 활약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타격 생산력은 언제나 그렇듯 리그 최하위권으로 수렴하고 만다. 붙박이 주전으로 기용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컨디션을 보고 기용하는 것이 팀과 선수 모두에게 보탬이 되는 상황이다.

롯데는 분위기를 강하게 타는 팀이다. 다시 상승세를 탄다면 무섭게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하지만 반등을 위해서는 득점 생산력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타순 구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타고투저 흐름을 역행하는 현재의 선수 기용이 계속된다면 롯데의 순위 역시 역주행할 수밖에 없다.


글: 이정민,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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