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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메모리 가격 하락, 삼성전자 반도체 1위 수성 가능할까


입력 2018.10.13 06:00 수정 2018.10.14 09:29        이홍석 기자

주력 D램·낸드 올해 대비 20~30% 가격 하락 불가피 전망

지난해 이어 올해 1위에도 내년 인텔과 경쟁 더욱 치열해질듯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주력 D램·낸드 올해 대비 20~30% 가격 하락 불가피 전망
지난해 이어 올해 1위에도 내년 인텔과 경쟁 더욱 치열해질듯


올 4분기를 기점으로 내년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메모리 반도체 고점론이 제기되면서 현실화 여부와 함께 삼성전자가 유지해 오고 있는 전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수성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는 올 4분기부터 가격 하락을 시작해 내년 초부터는 하락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조사기관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지속돼 온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사이클이 4분기에 끌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가파른 수요 상승세를 보여온 서버용 D램도 가격 약세로 돌아서고 낸드플래시가 탑재되는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가파른 가격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올해 대비 각각 15~20%, 25~30% 하락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하는 등 메모리 고점론을 기정사실화했다.

메모리반도체 고점론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그동안 업체들의 공급 확대가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계속 현실화 되지는 않아왔다. 3분기만 보더라도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계속되는 고점론에도 올해 말까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주장도 이와 맥이 닿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되면서 내년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이미 그동안의 상승세는 중단된 상태로 낸드를 중심으로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DR4 8기가비트(Gb) D램 평균가격은 8.19달러로 5개월 연속 보합세에 머물고 있고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인 128Gb 멀티레벨셀(MLC)의 평균 가격은 전월대비 3.8% 하락한 5.07달러에 형성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9개월 연속 5.60달러 선에 거래된 이 제품은 지난 7월 가격이 5.9% 급락한 뒤 8월 보합세를 보였으나 두 달 만에 다시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으로 모바일 D램 수요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다 그동안 비중을 키워왔던 서버용 D램도 향후 수요 증가 지속에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는 것도 기저에 깔려 있다. 또 PC용 D램은 인텔의 PC용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차질로 인한 PC 출하량 감소라는 악재가 작용하는 분위기다.

내년 D램보다 가격 하락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낸드플래시도 3차원(3D) 낸드 등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공급과잉 심화 우려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올 하반기부터 이미 내림세가 시작된 상태여서 내년부터 가격 하락 폭을 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고점론의 현실화 여부에 함께 삼성전자의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타이틀 수성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5년만에 처음으로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기업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달성하며 620억3100만달러의 매출액(IHS마킷 기준)으로 인텔(614억600만달러)을 제쳤다.

올해도 상반기 매출 397억8500만달러(IC인사이츠 기준)로 인텔(325억8500만달러)에 큰 격차로 우위를 보였다. 하반기 성적표가 관건이지만 3분기까지의 흐름을 놓고 보면 1위 수성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같은 성과는 삼성전자의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 지속에 따른 것이다. 또 인텔이 주력해 온 PC용 CPU 수요 둔화와 서버용 프로세서의 경쟁심화로 인한 매출 감소도 한 몫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락이 현실화되면 반도체 1위 기업 자리 수성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사업에서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인텔이 강한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해 메모리 가격 변동이 미치는 영향은 클 수 밖에 없다.

최근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적극 확대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간 내 해소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또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로 내년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인텔과의 수치 경쟁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전제로 하면 삼성전자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난해 역전 후 올해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이는 인텔과의 1위 경쟁이 내년에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5세대 3차원 V낸드.ⓒ삼성전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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