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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O 문재인정부 2년] 체육계 강타한 미투, 외로운 외침으로 끝나나


입력 2019.05.05 06:00 수정 2019.05.05 00: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여야, 법안 논의조차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

적극적인 성폭력 근절 방안 수립해야 될 때

여야, 법안 논의조차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
적극적인 성폭력 근절 방안 수립해야 될 때


심석희의 폭로 이후 100여일이 지났지만 대책은 커녕 지금까지 진행된 것도, 나아진 것도 하나 없다. ⓒ 연합뉴스 심석희의 폭로 이후 100여일이 지났지만 대책은 커녕 지금까지 진행된 것도, 나아진 것도 하나 없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과연 미투로 촉발된 체육계 성폭력을 뿌리 뽑을 수 있을까.

지난해 각계각층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열풍이 불어 닥치며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가운데 스포츠계에서도 피해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것은 지난 1월이었다.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는 자신을 지도했던 조재범 코치로부터 폭행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였던 고등학생 때부터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다른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서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심석희의 발언은 많은 이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았다.

이후 심 선수의 미투는 체육계 미투로 확산됐다.

전 유도선수 신유용은 고등학교 시절 A코치로부터 당한 성폭행 사실을 밝혔고, 지방 대학 양궁부에서 일어난 동성 간 성추행 사건이 밝혀지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피해 폭로에 대해 "모든 피해자들이 자신을 위해서나 후배들을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피해를 용기 있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자료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피해 폭로에 대해 "모든 피해자들이 자신을 위해서나 후배들을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피해를 용기 있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자료사진) ⓒ청와대

미투 해결책 모색, 시작은 했는데..

심석희의 용기 있는 폭로가 시작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피해자들이 자신을 위해서나 후배들을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피해를 용기 있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에야 말로 근본적인 개선과 우리 사회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 드러난 일 뿐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한 조사와 수사,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곧바로 범정부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정부는 피해자가 안심하고 상담할 수 있는 익명상담창구 설치, 심리 치료 및 수사 의뢰 등을 비롯한 지원 체계 강화 등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스포츠 인권 실태 조사에 나섰고,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약 20건에 달하는 피해 사례를 받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운동선수 보호법을 발의했다. 의원들이 앞다퉈 이른바 '스포츠미투법'을 발의하는 등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뽑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전해졌다.

여야는 심석희의 폭로 이후 경쟁적으로 법안을 내놓았지만 서로 간 갈등 속에서 법안 논의조차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는 심석희의 폭로 이후 경쟁적으로 법안을 내놓았지만 서로 간 갈등 속에서 법안 논의조차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심석희 폭로 이후 100여일, 해결 목소리 공염불

하지만 이미 박힐대로 박힌 체육계 관행을 뽑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심석희의 폭로 이후 100여일이 지났지만 대책은 커녕 지금까지 진행된 것도, 나아진 것도 하나 없다.

여야는 심석희의 폭로 이후 경쟁적으로 법안을 내놓았지만 서로 간 갈등 속에서 법안 논의조차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체육부는 스포츠혁신위를 만들어 개혁을 위한 권고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권고에 불과할 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될 수 없다.

체육계 한 종사자는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한 상황인데 체육계 미투가 벌써 잊혀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문제가 흐지부지 되지 않기 위해서 정부 차원의 노력은 물론 국회와 관련 단체들도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심석희의 용기 있는 외침이 외로운 외침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모아 보다 확실하고 적극적인 성폭력 근절 방안을 수립해야 될 때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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