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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안오르는 데 수출까지…" 시름 깊어진 철강사


입력 2019.05.14 06:00 수정 2019.05.13 17:30        조인영 기자

'도미노' 인상에도 고객사 저항 커…자동차·조선향 강재 수익성↓

통상 분쟁에 글로벌 수출 타격↑, 저가 수입재 대응 고민도 커져

'도미노' 인상에도 고객사 저항 커…자동차·조선향 강재 수익성↓
통상 분쟁에 글로벌 수출 타격↑, 저가 수입재 대응 고민도 커져


ⓒ철강협회 ⓒ철강협회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에 미·중 무역분쟁까지 심화되면서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관세 인상으로 대(對)중 수출 타격은 물론 저가 수입산 유입 우려에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 통상 마찰로 내수와 수출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철광석(Fe, 62%) 가격은 95.36달러로 브라질 댐 붕괴 당시 74.97달러 보다 27%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료탄(FOB, 호주산) 가격 역시 1월 말 196.9달러에서 210.6달러로 7% 상승했다.

원가 상승에 철강사들은 제품가를 인상하고 있으나, 수요 부진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3월 주문투입 기준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한 데 이어 4월에도 3만원을 올렸다. 현대제철 역시 열연 가격을 3월부터 2개월 연속 3만원씩 인상했다.

'도미노' 인상으로 원가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나 수요처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특히 자동차, 조선 등 대형 고객사들은 시황 부진을 이유로 오히려 단가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철강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상반기 조선용 후판 협상의 경우, 고정비 상승 부담을 이유로 인상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중 분쟁은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10일(현지시간 기준) 오전 0시 1분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번 관세 인상 조치로 미국의 대중국 평균 수입 관세가 12.4%에서 14.7%로 올라서면서 중국 제조업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한국 기업 수출에 악영향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한국산 철강재는 연간 400만톤 규모로, 지난해 기준 아세안(600만톤)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서 한국산 원부자재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중국의 투자 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철강 수요 역시 낮아지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전기용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내수 부진은 철강사 뿐 아니라 철강재를 활용하는 자동차·부품산업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에서 수입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통상 문제가 장기화되면 철강사들의 이익 개선 속도는 그만큼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미 수출이 줄어드는 만큼 중국이 한국, 일본, 아세안 등에 자국산을 밀어낼 가능성이 높고, 결국 한국의 글로벌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중국이 자국 물량을 저가에 밀어내기 시작하면 가격차로 철강사들은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감소를 총 193억달러로 추정했으며, 이에 따른 파급효과로 한국의 전세계 수출이 8억7000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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