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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판정이 또?’ 구본혁 수비방해 재구성


입력 2019.07.01 00:10 수정 2019.07.01 08:3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LG 5회초 공격 당시 모호한 판정으로 더블 아웃

수비 방해가 아니라는 류중일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연합뉴스 수비 방해가 아니라는 류중일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연합뉴스

LG 트윈스가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하나에 추격의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LG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NC와의 원정 경기서 1-9 대패했다.

1패보다 씁쓸했던 장면은 5회초 구본혁의 수비방해 선언이었다. LG는 0-4로 뒤진 5회 1사 1, 3루 상황에서 이천웅이 유격수 앞 땅볼을 쳤다. NC 유격수 김찬형이 타구를 잡아 2루수 박민우에게 연결했고, 1루 주자 구본혁은 아웃이 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병살로 이닝을 종료하려던 박민우가 1루로 공을 던지려던 찰나,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던 1루 주자 구본혁과 접촉한 뒤 쓰러졌다. 이에 2루심은 주자의 수비 방해를 선언, 타자 주자의 아웃을 인정했다.

류중일 감독이 직접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약 2분간 이어졌던 류 감독의 항의는 판정을 뒤집지 못했고,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구본혁의 슬라이딩 상황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일단 주자 구본혁과 타자 주자 이천웅의 아웃은 KBO 야구 규칙 6.01 방해 규정 7.09(g)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7.09(g) 항목에는 ‘주자가 병살을 하지 못하도록 명백한 고의로 타구를 방해하거나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 심판원은 방해한 주자에게 아웃을 선고하고 타자주자에게도 동료선수의 방해에 의하여 아웃을 선고한다. 이 경우 볼 데드가 되어 다른 주자는 진루도 득점도 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구본혁의 슬라이딩에는 송구를 방해하기 위한 고의성이 있었을까. 구본혁은 3피트 라인을 벗어나지 않은 채 정상적인 진로로 2루를 향했다. 고의성을 찾기 어려운 대목이다.

두 선수간의 직접적인 접촉이 이뤄진 슬라이딩도 살펴봐야 한다. 구본혁의 슬라이딩으로 인해 박민우가 넘어졌기 때문이다. ‘더블플레이 시도 시 슬라이딩’ 항목에는 ‘정당한 슬라이딩’을 제외한 행위에 대해 방해를 선고한다.

‘정당한 슬라이딩’이란 다음과 같다.

1. 베이스에 도달하기 전에 슬라이딩을 시작(몸이 지면에 닿아야 함)하는 경우
2. 손과 발로 베이스에 도달하려고 하는 경우
3. 슬라이딩 후 베이스에 머무르려고 하는 경우
4. 야수와의 접촉을 목적으로 주로를 변경하지 않고 베이스에 도달하는 슬라이딩을 하는 경우

이에 따르면 구본혁은 ‘정당한 슬라이딩’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 끝이 아니다. 야구 규칙에는 ‘상기 예외 규칙에도 불구하고 주자가 롤블록을 하거나 야수의 무릎 위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치는 경우 또는 팔이나 상체를 던져 고의적으로 접촉할 경우’ 반칙을 선언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또한 구본혁에게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다. 구본혁은 슬라이딩 당시 오히려 발을 접어 충돌을 막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2루 베이스를 막아 충돌을 야기한 박민우의 플레이가 오히려 더 위험해 보이는 장면이었다.

한편, 경기 후 심판진은 “구본혁의 발이 마지막에 조금 들린 것으로 2루심이 봤다. 발 높이는 심판의 재량이다”라고 밝혔다. 이 또한 제대로 된 설명이 아니었다. 앞서 언급했듯 야구 규칙 슬라이딩 발 높이에 대해서는 ‘심판의 재량’이 아닌 ‘야수의 무릎’이라고 적확하게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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