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투더스포츠] '꽃길도 조심' 경질 부른 2011년 레바논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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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빽투더스포츠] '꽃길도 조심' 경질 부른 2011년 레바논 참사
    벤투호, 월드컵 2차예선에서 레바논 등 약체들과 H조 편성
    2011년 11월 레바논 원정 참사..조광래 경질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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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07-18 14:43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
    ▲ 조광래 감독이 지휘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1년 11월 15일 레바논 베이루트 원정서 졸전 끝에 1-2 패했다. AFC 중계화면 캡처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는 한국 축구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상대들이 결정됐다.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 추첨 결과 레바논(FIFA랭킹 86위), 북한(122위), 투르크메니스탄(135위), 스리랑카(201위)와 H조에 편성됐다.

    경기일정에 따라, 9월 10일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을 시작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대장정이 시작된다. 각 팀이 홈&어웨이 방식으로 8경기를 치른 뒤 순위를 결정한다. 1위는 12개국이 진출할 수 있는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직행하고, 나머지 4개팀은 각 조 2위 중 상위 4개팀이 올라간다.

    피파랭킹 37위에 있는 한국의 무난한 조 1위를 예상한다. 2번 포트 중 껄끄럽다고 할 수 있는 이라크(77위) 우즈베키스탄(82위)마저 피했다. H조에서 북한을 제외한 다른 3개팀은 월드컵도 밟아보지 못했다.

    시쳇말로 ‘꽃길’이다. 그러나 돌부리 하나 없는 꽃길이라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레바논 원정에서 패배라는 치명타를 맞고 감독까지 경질됐던 한국 축구사를 간과할 수 없다.

    2011년 11월 15일 레바논 베이루트. 원정에 앞서 홈에서 완파했던 레바논은 어렵게 여긴 상대가 아니었다. 한국은 피파랭킹 31위인 반면, 레바논은 146위였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1년 9월2일 고양종합운동장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B조 1차전 레바논과의 대결에서 박주영 해트트릭 등에 힘입어 6-0 대승을 거뒀다.

    ▲ 조광래(2010년 7월~2011년 12월) 감독은 A매치 12승6무3패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레바논전 패배와 한일전 참패(0-3)로 1년 4개월 만에 경질됐다. ⓒ 연합뉴스

    그러나 베이루트에서는 달랐다. 한국은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5차전 레바논과 격돌에서 졸전 끝에 1-2 패했다. 레바논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박주영, 기성용 등 주전 멤버가 대거 빠졌다. 최전방 원톱에 이근호, 공격형 미드필더로 손흥민, 좌우 미드필더로 이승기와 서정진이 나섰다. 구자철 홍정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됐고, 중앙 미드필더였던 이용래가 왼쪽 측면 풀백으로 출전했다. 중앙 수비수는 이정수-곽태휘, 오른쪽 측면 수비는 차두리가 맡았다. 골키퍼 정성룡.

    기습적인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전반 5분 한국 진영 오른쪽에서 레바논의 코너킥 때 수비수 맞고 굴절된 볼을 레바논의 수비수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너무나도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준 조광래 감독도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몇 차례 결정적 득점 찬스를 놓쳤지만, 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레바논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근호가 상대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구자철이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했다. 불과 10분 뒤 구자철은 페널티박스에서 골을 걷어내려다 상대 선수를 무릎으로 가격했다. 레바논의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에 골을 허용했다.

    1-2 뒤진 한국은 후반 들어 공격에 변화를 주기 위해 손흥민을 빼고 지동원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 8분에는 서정진 대신 남태희를 들여보내 공격을 더욱 강화하고, 포메이션도 4-2-3-1에서 4-4-2로 변화를 줬지만 효과는 없었다. 레바논 진영에서 공격 템포도 떨어지고, 볼 트래핑만 길어 점유율만 올릴 뿐, 결정적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그나마 종료 직전 곽태휘의 결정적인 슈팅도 골문을 뚫지 못했다. 결국, 중동 원정 징크스를 깨지 못한 한국은 1-2 패했다. 중동 축구 특유의 침대축구나 관중 난입 등 변수들이 있었지만 레바논을 앞설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 벤투호는 오는 11월 14일 레바논 원정을 치른다. 홈에서는 2차 예선 마지막 일정으로 2020년 6월9일 레바논을 상대한다. ⓒ 대한축구협회

    레바논전 패배는 큰 후폭풍을 일으켰다.

    조광래(2010년 7월~2011년 12월) 감독은 A매치 12승6무3패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레바논전 패배와 한일전 참패(0-3)로 1년 4개월 만에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 수뇌부와 갈등이 경질의 주요 원인이라는 축구계 안팎의 관측도 있었지만 레바논전 패배가 결정적 빌미가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이후 부임한 최강희 감독도 2013년 6월5일 레바논전에서 진땀을 뺐다. 후반 추가시간 터진 극적인 동점골 덕에 간신히 1-1 비겼다).

    한편, 벤투호는 오는 11월 14일 레바논 원정을 치른다. 홈에서는 2차 예선 마지막 일정으로 2020년 6월9일 레바논을 상대한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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