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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양의 민망한 금메달 데이...굴욕으로 점철


입력 2019.07.23 22:42 수정 2019.07.24 09:1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전날 호튼 이어 스캇도 쑨양 겨냥

시상대 오르지 않고 촬영도 거부..연일 약물 의혹 여파

쑨양이 시상대에 오르지 않는 스캇에게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 게티이미지 쑨양이 시상대에 오르지 않는 스캇에게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 게티이미지

쑨양(28·중국)이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시상대에서 또 굴욕을 당했다.

쑨양은 23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93을 기록, 다나스 랍시스(리투아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지만 랍시스가 부정 출발로 실격 당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2017 부다페스트 대회 포함 2연패, 광주 대회 2관왕(자유형 200m·400m)의 기쁨을 누린 쑨양은 손바닥으로 물을 세게 치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쑨양은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드라마틱한 금메달”이라며 짜릿한 순간을 떠올렸다.

감격과 환희에 젖은 쑨양을 지켜본 중국 관중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일부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약물 논란에서 자유로울 없는 쑨양의 성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쑨양은 애써 외면하고 태연한 표정으로 중국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지만, 시상대에서는 표정 관리가 어려웠다.

지난 21일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은메달 맥 호튼(호주)의 항의가 담긴 ‘퍼포먼스’에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던 쑨양은 이날도 굴욕을 당했다. 1분45초63으로 마틴 말류틴(러시아)과 공동 동메달을 획득한 던컨 스캇(영국)이 쑨양의 악수를 거절했고, 메달 촬영에도 함께하지 않았다.

쑨양은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서 2관왕을 차지했지만 그에 걸맞은 대우는 받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쑨양은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서 2관왕을 차지했지만 그에 걸맞은 대우는 받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스캇은 쑨양이 시상대에 있을 때, 시상대에 함께 오르지 않고 뒷짐을 지고 다른 곳을 응시했다. 400m 시상식에서 펼쳐진 호튼의 퍼포먼스와 같은 맥락이다. 다소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 쑨양을 향해 관중석 일부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고, 스콧에게는 지지하는 박수가 쏟아졌다.

시상식을 마치고 퇴장할 때 쑨양은 스캇에게 말을 걸었지만 그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스캇은 쑨양을 외면한 채 갈 길을 갔다. 우려했고 예상했던 그림이다. 쑨양이 일군 성적이 약물의 힘을 빌렸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쑨양은 지난 2014년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인 뒤 솜방망이 처벌로 위기를 모면했다. 지난해 9월에는 경기 외 도핑테스트를 거부했다. 심지어 혈액을 채취한 유리병을 망치로 깨버렸다.

중국 수영협회는 쑨양을 감쌌고, FINA는 쑨양에게 가벼운 경고 조치만 취했다. 이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CAS의 판결이 늦어지면서 쑨양은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좌시할 수 없는 수영계 전설들과 각국 선수단은 쑨양을 강력 비난하고 있다. 지난 21일 ‘정의구현’을 외친 호튼에 이어 이날 스캇에게 무시당한 쑨양의 금메달 데이는 굴욕으로 점철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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