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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맞은 삼성전자…100년 기업 발목잡는 변수는


입력 2019.10.31 06:00 수정 2019.10.31 05:57        이홍석 기자

1일 50주년 창립기념일 행사 조용히 치를 예정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속 오너 부재 우려 커져

1일 50주년 창립기념일 행사 조용히 치를 예정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속 오너 부재 우려 커져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삼성전자가 11월 1일 50주년 창립기념일을 맞는다. 회사 설립 반세기를 맞아 100년 기업을 향해 나가야 하는 시점에 대내외 변수가 커지면서 자축 보다는 조용하게 보낼 예정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월 1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주재로 제50회 창립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1월 13일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라는 사명으로 창립됐다. 이후 1988년 11월 1일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후 반도체 사업의 상징성을 강화하기 위해 창립기념일을 이날로 바꿨다.

이날 행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대표이사의 창립 메시지, 장기근속 사원 시상, 임직원 봉사활동을 포함한 사회공헌활동 치하 등으로 조촐하게 치를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특별한 행사나 발표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며 “예년처럼 사내 기념식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세기를 의미하는 50주년이라는 특별한 해지만 예년과 다른 특별한 행사나 발표 없이 비슷하게 조용한 창립 기념행사를 치르는 것이다. 이는 창립 40주년이었던 지난 2009년 당시 총수였던 이건희 회장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4000억달러 달성과 글로벌 10대 기업 도약을 주 목표로 하는 ‘비전2020’을 선포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대내외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회사 상황과 맞물려 있다. 지난 2년간 초호황을 보였던 반도체 업황 하락으로 올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정부의 강력한 수출 규제로 미래 불확실성은 커졌다.

대법원이 국정농단 재판을 파기환송해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다시 재판을 받게 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수사도 불확실성을 더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회사 설립 이후 5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해 온 삼성의 존재를 감안하면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지난 1969년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50년 동안 비약 발전을 이뤘다. 설립된 1969년 당시 36명이던 직원은 현재 10만명을 넘어섰고, 3700만원에 불과하던 연 매출도 지난해 말 기준 243조원을 넘었다. 글로벌 기업 브랜드 순위도 6위에 오르며 기업과 국가의 브랜드 가치도 높였다.

특히 TV·가전·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을 육성하며 글로벌 전자기업으로 성장한데 이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에서도 경쟁력을 갖춰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자·IT 기업으로 도약했다.

TV는 13년 연속, 스마트폰과 냉장고는 각각 8년째와 7년째 1위를 지키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는 초격차 기술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며 매 분기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 서초구 서울R&D캠퍼스 내 삼성리서치 방문한 자리에서 발언한 내용은 삼성의 과거·현재·미래를 잘 나타내준다.

이 부회장은 당시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해야 한다.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라며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제 50년을 보내고 100년 기업으로의 성장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재계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저하되고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은 둘째 치고라도 총수의 재판과 수사 등으로 오너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우려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총수의 부재가 발생하면 최근 삼성이 발표한 대규모 투자들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경영 환경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의 투자 집행 속도가 저하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2020년까지 3년간 180조원 투자 및 4만명의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해 10년 동안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0일 충남 아산 탕정공장에 13조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투자 발표 행사에서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지속 가능한 투자를 다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총수 부재시 의사결정이 느려질 수 밖에 없는 국내 대기업들의 특성상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환경 변화에 따라 신속하면서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너가 없는 구조에서는 쉽지 않다”며 “투자도 속도와 방법이 중요한데 대규모 투자 결정과 집행에 있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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