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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앞둔 대우조선 "선사들 신뢰 변함없어...톱 조선소 긍지 지킨다"


입력 2019.11.24 06:00 수정 2019.11.24 13:53        거제 = 조인영 기자

강성운 전략기획담당 상무 "끈끈한 고객관리로 선주사 신뢰 얻어"

"기술·원가 경쟁력 월등…LNG선 승부 자신 있어"

강성운 전략기획담당 상무 "끈끈한 고객관리로 선주사 신뢰 얻어"
"기술·원가 경쟁력 월등…LNG선 승부 자신 있어"


강성운 대우조선 전략기획담당 상무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2000년대 초 호황을 누리던 조선·해운 시장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불어닥치며 한순간에 뒤집혔다. 금융 시장이 휘청이자 자금난에 놓인 해운사들은 발주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선수금 지급을 연기했다. 일감을 쓸어담던 조선사들은 수주가 취소되고 기존 물량 대금을 받지 못하자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 둘 씩 문을 닫았다.

당시 영업지사인 그리스 아테네 지사장을 맡고 있던 강성운 대우조선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조선·해운 시장 쇼크와 함께 몰려든 선주사들의 계약 취소·변경 문의를 감수해야 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그는 기존 계약을 바꾸거나 필요하다면 선가를 조정해 선사들을 설득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나면 선사들이 회복되리라는 믿음이었다.

믿음은 보답으로 돌아왔다. 대우조선이 2016~2017년 경영난으로 허덕이며 존립마저 어려워졌을 당시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그룹은 대우조선에 과감히 선박을 발주하며 '의리'를 지켰다.

지난해엔 100번째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24년이라는 긴 인연을 재확인했다. 올해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선사들의 발주가 30% 줄었음에도 안젤리쿠스시스그룹은 대우조선에 예년 보다 많은 6척의 LNG운반선을 발주하며 눈길을 끌었다.

강성운 상무는 이러한 '고객 관리 능력'을 대우조선의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선주들이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고객 니즈다. 일본조선소는 체인지 오더(추가 공사)가 없다. 한 번 계약하면 그 상태 그대로 가야 한다. 대우조선은 배를 짓는 과정에서 추가되는 체인지 오더, 사양변경 등의 요청에 경쟁사 보다 유연하게 대응해왔다. 이것들이 쌓이다 보니 회사가 어려워져도 발주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스 가장 큰 선사가 우리를 믿어준다는 것은 굉장한 힘이 된다."

특히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을 포함해 3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LNG운반선 경쟁도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는 LNG운반선 발주가 지난해 보다 주춤했지만 내년엔 카타르 프로젝트 40척 등 대규모 발주를 예고하고 있다.

강성운 대우조선 전략기획담당 상무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강 상무는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대우조선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소개했다. "대우조선은 기화된 액화천연가스(LNG)를 액체 상태로 되돌리는 LNG 증발가스 부분재액화 시스템(PRS)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LNG선에 들어가는 단열재도 자체적으로 만든다. 이런 기술력의 차이는 원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LNG선은 우리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대우조선은 △연료 효율 △안전성 △환경 규제에 적합한 배를 건조해 매년 8조원 규모의 매출을 내는 안정적인 조선소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조선소 설비를 유지하면서 협력사까지 2만7000명의 인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최소 70억달러(약 8조2300억원)의 매출이 필요하다. 이 정도면 인력 조정을 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우리는 70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대우조선은 업무 효율을 위해 선박사업과 해양사업으로 나뉜 사업본부 조직을 영업과 설계 등 각 기능조직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지난 9월 시행했다. 예년 보다 개편을 앞당긴 것으로, 내년에도 조선 시황이 쉽지 않을 것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크다. 이에 따라 영업본부, 설계본부, 생산본부 등 각 본부에선 상선과 해양 인력을 한 본부 내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됐다.

"인력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한 조직개편이다. 내년 상반기 초대형 원유생산 플랜트(TCO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해양 부문은 1년~1년 반 동안 공백이 생긴다. 기존 사업본부체제에선 인력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이번 개편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일감이 떨어진 해양 직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다만 협력사 직원들은 해양 물량이 줄어든 만큼 순차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본다."

6분기 연속 흑자를 낸 대우조선은 드릴십 계약 취소로 7분기 만에 2000억원대 적자를 봤다. 재무상으로는 손실을 봤지만 그렇다고 취소된 드릴십을 성급하게 되팔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납기는 2021년으로, 무리해서 싸게 팔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적정 선가에 내놓으려고 한다. 적어도 선수금을 제외한 금액만 받으면 된다. 다행히 특수선인 잠수함에서 매출이 많이 발생했다. 해양에서 부족한 부분을 상선·특수선에서 보완해주면서 적정 규모를 유지하려고 한다."

대우조선의 현재 가장 큰 화두는 현대중공업과의 기업결합이다. 이를 반대하는 대우조선 노조가 기업결합 심사국인 EU로 원정을 가면서 여론이 들썩이기도 했다.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옥포조선소 내부는 오히려 조용했다. 사실상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결합 최종승인 여부는 우리가 알기 어려워 언급하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우리는 최종 결론을 기다리는 입장이다. 임직원들은 여느 때처럼 묵묵히 자기 일에 충실하고 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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