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미래 경쟁력인 2만3000TEU급 건조 한창…연비 효율은 물론 친환경↑
부가가치 높은 LNG선, VLCC 등에 집중…"내실과 규모 갖춘 조선소 거듭날 것"
현대상선 미래 경쟁력인 2만3000TEU급 건조 한창…연비 효율은 물론 친환경↑
부가가치 높은 LNG선, VLCC 등에 집중…"내실과 규모 갖춘 조선소 거듭날 것"
현재 글로벌 해운사들은 '규모의 경쟁'이 한창이다. 2000년대 초반 덴마크 머스크의 1만TEU급(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 컨테이너선이 등장하자 프랑스 CMA CGM은 1만6000TEU급으로 규모를 늘렸다.
최근엔 2만TEU급 이상인 메가 컨테이너선으로 불이 붙었다. 일본 3대 해운사 중 하나인 MOL이 2017년 2만TEU급 선박을 선보이면서 스위스 선사인 MSC와 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크기인 2만3000TEU 선박을 발주해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선사들이 공격적으로 선박 크기를 확대하는 것은 더 많은 화물을 실어 운송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초대형 선박인만큼 선사들은 건조 능력이 가장 뛰어난 한국 조선소를 선호하고 있다.
현대상선 역시 미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국내 '빅3'에 초대형선 20척을 발주했다. 이중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짓고 있는 2만3000TEU급 7척은 건조를 마치고 내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출항한다. 건조가 한창인 옥포조선소를 21일 찾아갔다.
옥포조선소는 정문을 기준으로 서쪽에선 특수선을, 동쪽에선 플랜트를, 중앙에선 상선을 건조한다. 중앙 끝에 자리한 플로팅 도크(Floating dock)에서 건조가 한창인 현대상선 1호기를 볼 수 있었다. 바로 옆인 드라이도크(Dry dock)에선 2호기를 제작했다. 플로팅 도크는 물에 뜨는 도크를 말하며 드라이도크는 웅덩이 형태로 땅을 깊게 판 형태를 말한다.
1호기는 공정률이 약 70% 진행돼 어느 정도 선박의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현대상선 고유색인 파란색과 빨간색이 골고루 도장돼있고 상단 케이싱(굴뚝)엔 HMM 로고가 육안으로 보였다. 케이싱 위치엔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가 설치돼있다고 했다.
현대상선 배가 아직 완공 전이어서 같은 2만3000TEU급인 유럽 선사의 컨테이너선에 올라 내부를 둘러보기로 했다. 길이 399m, 폭 60m로 약 2만4000개의 컨테이너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규모다. 이 컨테이너를 한 줄로 연결하면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직선거리인 145km나 된다.
조종실이 있는 휠하우스는 무려 엘리베이터 11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바닥(지하 2층)에서 선실까지 높이는 70m로 왠만한 11층 높이 빌딩과 유사했다. 다음주 명명식을 앞두고 있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들어서자마자 새로 바른 페인트 냄새가 코를 찔렀다. 조종실 밖을 바라보니 컨테이너선을 적재할 때 잡아주는 구조물인 붉은색 라싱브릿지(Lashing bridge)가 촘촘히 연결돼있었다. 컨테이너를 라싱브릿지에 올려놓으면 걸쇠 모양의 랙(Rack)으로 단단하게 고정해 운항 시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
스크러버가 장착된 기관실로 자리를 옮겼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300m 거리를 걷고 무려 7층 높이의 계단을 오른 뒤에야 은색 원통 모양의 스크러버를 볼 수 있었다. 이 스크러버 사양은 높이 약 20m, 직경 5.7m에 무게는 약 38t으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주동수 대우조선 프로젝트 담당 선박CM부장은 "스크러버에선 바닷물과 정화제를 섞어 배기가스를 씻어낸 뒤 수증기만 배출한다. 이 때 활용된 바닷물은 별도의 공간에 모은 뒤 '워터 트리트먼트 시스템'으로 다시 깨끗하게 만든다. 이로써 배기가스와 바닷물을 모두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초대형컨테이너선을 비롯해 LNG선, 특수선, 플랜트 등을 드라이 도크 2기, 플로팅 도크 4기, 육상 도크 2기에서 모두 건조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 보다 발주가 30% 가량 줄었지만 수주잔고는 10월 말 기준 206억달러로 지난해 보다 3% 정도 소폭 감소했다.
내년엔 LNG선 대형 프로젝트를 비롯한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 수주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속 건조로 그만큼의 기술과 경험을 쌓아 다른 조선사 보다 경쟁 우위를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현대중공업과 기업결합을 앞둔 대우조선은 꾸준한 성과로 연간 70억달러 이상 매출을 내는 단단하고 내실있는 조선소로서의 위상을 지키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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