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하비브 기아차 디자인센터장 "8년 전 1세대 K5 디자인에 감탄"
정의선 수석부회장, 기아차 사장 시절 구축한 '디자인 기아' 명성 이어져
카림 하비브 기아차 디자인센터장 "8년 전 1세대 K5 디자인에 감탄"
정의선 수석부회장, 기아차 사장 시절 구축한 '디자인 기아' 명성 이어져
“8년 전 독일에 있을 때 1세대 K5의 현대적 구조미를 보고 감탄했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기아자동차는 디자인 분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됐다.”
지난 21일 3세대 K5 미디어 프리뷰에서 있었던 카림 하비브 기아차 디자인센터장(전무)의 발언 중 일부다.
하비브 전무는 지난 9월 6일 기아차에 합류한 새식구다. 그 전에는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에 있었고, 더 전에는 BMW와 벤츠에도 몸담았었다.
그가 언급한 ‘8년 전 독일에 있을 때’는 2011년으로 추정된다. 그가 프리미엄 브랜드 디자인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벤츠에서 BMW 외관부문 수석디자이너로 스카웃되던 시점이다.
독일 명차 디자인을 책임지던 인물로부터 감탄을 자아냈을 정도니 당시 1세대 K5의 디자인이 얼마나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의 기아차는 1세대 K7, 1세대 K5, 3세대 스포티지 등 디자인으로 호평받은 차종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전세계에 ‘디자인 기아’로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디자인 기아’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2005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현대자동차 그룹의 양대 축 중 하나인 기아자동차 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경영 수업을 본격화한 정 수석부회장은 2009년 현대자동차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4년여의 짧은 기간에 기아차의 디자인 역량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가 기아차를 맡았을 당시 기아차의 위상은 ‘현대차의 동생 브랜드’에 불과했다. 디자인이나 상품성, 브랜드 파워 등 모든 면에서 현대차 아류 급으로 평가받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품질·마케팅·기술·가격 등 기존 역량만으로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차별화된 경쟁 우위 요소로 ‘디자인’을 선택했다. 기아차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찾기 위해 디자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결정하고 전사적인 디자인경영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정 수석부회장은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폭스바겐 총괄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미래 현대차그룹을 이끌 정 수석부회장의 직접적인 비전 제시가 없었다면 슈라이어 정도의 거물이 자동차 후발국인 한국으로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당시 업계의 시각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직선의 단순화’라는 디자인 방향성과 ‘호랑이 코 그릴’ 패밀리룩을 기반으로 탄생한 포르테, K5, K7, 스포티지R 등 주요 차종들이 하나같이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으며 히트를 쳤고, ‘디자인 기아’의 명성을 세계 시장에 알렸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룩해 놓은 ‘디자인 기아’의 명성이 한창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당시에 1세대 K5를 보고 감탄했던 BMW의 디자이너가 8년 뒤 기아차의 디자인 책임자로 부임하게 된 것이다.
하비브 전무는 “모던하고 자신감 넘치는 다이내믹한 디자인 정체성과 태도가 인상깊었다”면서 당시 1세대 K5를 본 느낌을 전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세워 놓은 ‘디자인 기아’의 명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셀토스, K7 페이스리프트,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그리고 3세대 K5까지 신차가 나오는 족족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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