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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하빕과 퍼거슨, 누가 절망 느끼게 될까


입력 2019.12.15 10:46 수정 2019.12.15 10:4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객원기자

네 차례 매치 불발 끝에 내년 4월 매치 예정

알고도 못 막는 하빕, 특유의 의외성 퍼거슨 대결

[UFC] 알고도 막을 수 없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패턴. ⓒ 뉴시스 [UFC] 알고도 막을 수 없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패턴. ⓒ 뉴시스

UFC 라이트급 최대 라이벌(?)로 꼽혔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러시아)와 토니 퍼거슨(35·미국) 격돌에 팬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내년 4월 뉴욕 브루클린 대회 메인 이벤트로 열릴 둘의 대결은 그야말로 빅매치다.

챔피언 누르마고메도프는 명실상부 무패 최강자다. 종합 무대에서 28경기 치르며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강자들이 즐비해 ‘지옥의 체급’으로 불리는 UFC 라이트급에서도 누르마고메도프는 절망의 벽이다.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것이 퍼거슨이다.

오랜 시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맞대결이 없다. 각각 두 차례씩 부상 등으로 빠져 4차례나 예정했던 매치는 불발됐다. “이번에는 진짜 매치가 성사될까”라며 의심과 불안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어쨌든 매치업은 확정됐고, 라이트급 최대 맞수의 진검승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격투 팬들은 흥분할 수밖에 없다. 색깔이 다르고 파이팅 스타일도 극명하게 대조를 이뤄 매우 흥미로운 매치다.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은 흐름을 잡은 후 상대에게 절망을 안긴다. 물론 방식은 다르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강력한 그래플링 압박을 앞세워 초반부터 흐름을 잡은 뒤 끝까지 넘겨주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압둘마납 누르마고메도프로의 영향으로 자유형 레슬링 훈련을 받았고 그레코로만 레슬링, 삼보, 유도를 더해 전천후 압박형 그래플러로 거듭났다.

누르마고메도프의 패턴은 누구나 알고 있다. 달라붙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고, 상위 포지션에서 무겁게 압박한다. 알면서도 막을 수 없다.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완력 역시 체급 최고 수준이라 옥타곤 바닥에 등을 대고 눕게 되면 벗어나기기 힘들다. 타격가는 물론이고 레슬러, 주짓떼로 등 같은 그래플러 계열의 상대조차 자유자재로 다룬다.

최근에는 타격 능력까지 향상됐다. 카운터 타격의 대가인 코너 맥그리거 조차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불의의 일격을 맞고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누르마고메도프를 상대하는 선수들 입장에서 ‘넘어지면 끝난다’는 심리적 압박은 매우 크다.

반면 퍼거슨은 서서히 흐름을 잡아가며 상대를 멘탈붕괴 상태로 빠지게 하는데 능하다. 슬로우 스타터 퍼거슨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강해지는 유형이다. 몸이 덜 풀린 초반에는 다소 뻣뻣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로인해 강한 공격을 허용하고 위기를 맞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상대 입장에서는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하며 의지를 불태운다.

오산이다. 초반 밀리는 듯하다가 경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서히 흐름을 찾는다. 사냥 방식도 독특하다. 다소 지루하더라도 전략적으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노리는 상당수 파이터와 달리 화끈하게 달려들며 질리게 하고 숨통을 끊어버리는 유형이다.

퍼거슨이라면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라운드 압박을 찢고 허를 찌르는 반격을 기대할 수 있다. ⓒ 뉴시스 퍼거슨이라면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라운드 압박을 찢고 허를 찌르는 반격을 기대할 수 있다. ⓒ 뉴시스

때문에 퍼거슨의 경기는 늘 흥미롭다. 타격이 강한 상대에게는 타격으로, 그래플러와는 그라운드 맞불도 피하지 않는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하기 십상인데 경기가 진행될수록 페이스가 꼬이고 그 순간 퍼거슨은 악마의 이빨을 드러낸다.

'엘쿠쿠이(El Cucuy)'라는 닉네임처럼 '꿈속의 괴물'로 변신해 악몽을 선사한다. 기술적으로 뛰어나기도 하지만 체급 최고 수준의 맷집과 체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싸움꾼에 가까운 유형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누르마고메도프가 앞서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퍼거슨은 한때 넘버2 레슬러로 불렸던 케빈 리와의 대결에서 상대의 압박형 그래플링에 고전했다. 리의 치명적 약점을 파고들어 역전승을 거뒀지만 누르마고메도프에게는 그같은 전략이 통하기 힘들다. 누르마고메도프는 5라운드 내내 리 이상의 압박형 그래플링을 선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팬들은 둘의 대결에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퍼거슨 특유의 의외성 때문이다. 그동안 예상을 깨는 경기내용을 보여왔던 퍼거슨이라면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라운드 압박을 찢고 허를 찌르는 반격을 기대할만하다. 초반부터 흐름을 잡고 끝까지는 가는 누르마고메도프와 흐름을 뒤집는데 능한 퍼거슨의 한판승부에서 절망을 느끼게 되는 쪽은 누가 될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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