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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불완전판매" 신한은행 첫 시도…투자상담의 현재 살펴봤더니


입력 2020.01.23 06:00 수정 2020.01.23 08:22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은행·증권사 지점서 투자상품 가입 상담…10여분 만에 완료하기도

신한은행 판매중지권 도입에 금융권 "은행 전반 확산 시간 걸릴 것"

투자상품 판매 새 실험에 나선 신한은행의 지점 창구 모습. ⓒ데일리안 투자상품 판매 새 실험에 나선 신한은행의 지점 창구 모습. ⓒ데일리안

"원금 비보장 상품인 만큼 본사에서 연락이 갈 겁니다. 상품 가입 기간 도중 원하는 시기에 해지하면 중도 상환에 따른 수수료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안내가 있었는지 물어볼 겁니다."


지난 22일 서울 강북권에 위치한 A은행에서 파생결합증권(DLS) 상품 가입을 마치자 담당 직원은 추후 분쟁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는 은행에 들러 연 3% 수익을 내는 투자 상품을 문의했고, 상담 직원은 최고 수준 위험등급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


신한은행이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불완전 판매 지점에 대해 투자상품 판매 정지에 나선 가운데 시중은행과 증권사의 투자상품 판매 실태를 직접 체험해봤다.


투자상품 가입까지 걸린 시간은 15분 정도였다. 중도상환 수수료율, 투자성향 분석 등 궁금한 부분에 대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설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상품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모집 한도가 적게 남았다며 투자정보확인서 체크도 상담 직원이 진행하기도 했다.


은행과 달리 투자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증권사의 판매 실태는 사뭇 달랐다. C증권사에 방문해 예금 금리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 없냐고 묻자 창구 직원은 부지점장이 있는 상담실로 안내했다. 3%의 수익률을 원한다고 말하자 은행과 비슷한 유형의 상품을 추천했다.


이 기간 지수 종목에 대한 설명과 수수료 계산 등을 포함해 투자 성향 분석이 이뤄졌고, 30분 이상의 상담이 진행된 끝에 부지점장은 ELS 등 상품은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3등급 중위험 투자상품인 우량 배당 성장주에 투자하는 인컴형 자산을 편입하는 연금저축을 권유했다.


파생결합상품(DLF) 원금 손실 사태 등에 따라 금융권은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 영업 현장에선 투자상품 취급 과정에서의 불완전판매 소지가 적지 않아 보였다.


신한은행이 최초로 영업점에 대한 투자상품 판매정지권 도입키로 한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불완전판매 요인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완전판매를 위해선 설명해야 할 항목들이 많고, 자칫 영업점만 혼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시간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상품 이해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 프로세스 준칙을 다 지키려면 가입에만 40~50분이 소요될 것"이라며 ”투자 성향을 면밀히 분석해 1~3개 정도의 상품을 추천해야 하고, 투자 핵심 내용 등을 구두로 설명하고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품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한다고 불완전판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어려운 금융 용어 등을 쉬운 표현으로 바꾸고, 이를 효과적으로 축약해 제시하는 처방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오는 2월 1차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한 이후 미스터리 쇼핑 ‘재실시 영업점’을 선정해 3월 중 2차 미스터리 쇼핑을 시행하고 결과에 따라 ‘판매 정지’ 영업점을 선정할 계획이다.


판매 정지 영업점은 1개월간 펀드, ELT 등 투자상품을 판매할 수 없고 해당 영업점의 투자상품 판매 담당 직원들은 투자상품 판매 절차 및 상품정보에 대한 교육을 다시 이수해야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체 미스터리 쇼퍼를 영업점에 보내 투자 상품 판매를 위한 업무 준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점수로 매겨 70점 미만에 대해서는 판매 중지 조치를 벌일 계획"이라며 "일부 직원들의 불만을 감소하고서라도 완전판매를 위해 시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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